유엔이 확인한 1,004건의 기록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과정에서 벌어진 성폭력 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2022년 2월 24일 침공 시작부터 2023년 7월 31일까지 확인된 사례만 최소 1,004건에 달하는데요. 인권감시단이 피해자 수백 명을 직접 인터뷰하고 법원 문서 등을 검토해 작성한 결과입니다.
가해자 열 명 중 아홉 명꼴인 89%가 러시아군과 연방교정국, 연방보안국 등 러시아 측 인력으로 확인됐습니다. 나머지 11%는 우크라이나군과 국가보안국 등 우크라이나 측이 가해한 사례로 분류됐죠.
4세부터 82세까지, 구금시설에 집중된 피해
피해자는 4세 아동부터 82세 노인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있었습니다. 확인된 892명 가운데 727명, 82%가 남성이었는데요. 전쟁 포로와 구금된 민간인이 강간과 성적 고문, 강제 나체, 성적 모욕에 그대로 노출된 겁니다. 러시아 측은 정보 획득과 자백 강요를 목적으로 이런 행위를 동원한 것으로 보고서는 지적합니다.
점령지에서는 여성과 아동의 피해가 두드러졌습니다. 자포리자 지역의 한 여성은 남편을 잘 대우해주겠다는 약속에 이끌려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측 가해 사례와 국제사회의 요구
우크라이나 측 가해 사례도 112건 확인됐습니다. 전쟁 포로 63명 중 45명이 체포 직후나 비공식 구금시설, 이송 과정에서 성폭력을 당했다고 진술했는데요. 대부분 심문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 사례에서는 아동 피해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폭력이 전면적 무력 공격의 심각한 특징이라며 러시아 당국에 즉각적인 중단과 보호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번 보고서를 조직적 인권 침해의 규모를 보여주는 문서라며 국제사회의 책임 규명을 요구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앞서 러시아를 분쟁 지역 성폭력 의심 국가 명단에 올린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