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를 뒤덮은 소화기 분말
전남 고흥군의 한 어업 현장에서 고용주가 이주노동자에게 소화기를 분사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9월 19일 베트남 국적 노동자 두 명은 숙소에서 선주에게 욕설과 함께 분말 소화기를 뿌려졌다며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사건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빠르게 번졌습니다.
영상에는 고용주가 "빨리 나가"라고 외치며 소화기를 분사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분말을 뒤집어쓴 노동자들은 눈과 입에 가루가 들어가 호흡곤란과 구토를 겪었습니다. 휴식을 취하던 노동자에게 소화기를 뿌린 행위는 명백한 인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계약과 다른 업무, 임금체불 의혹
피해 노동자들은 폭행뿐 아니라 노동 조건에서도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7월 14일 고용허가제로 입국해 문어와 꽃게잡이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로는 그물 정비 등 계약서에 없는 일을 했다는 겁니다. 하루 12시간이 넘게 일하고도 임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정부도 움직였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여수지청에 감독 전담팀을 꾸려 수시근로감독에 들어갔고, 법무부는 인권침해 조사단을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인권침해가 확인되면 근무처 변경과 구제 절차를 지원할 방침입니다.
반복되는 인권침해, 제도 개선 목소리
이번 사건은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영암 돼지축사와 나주 벽돌공장 등에서도 인권침해가 잇따랐습니다. 인권단체는 고용주 동의 없이는 사업장을 옮기기 어려운 구조가 부당한 처우를 반복시킨다고 비판합니다.
고흥군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습니다. 다음 달 중 통역원을 동반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모든 사업장을 전수 점검하고, 고용주 400여 명에게 인권과 노동법 교육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폭력과 체불이 확인된 사업장에는 배치 중단 등 제재가 뒤따릅니다.
사건의 진상은 수사와 감독 결과에 따라 드러날 예정입니다. 이번 일로 지역 어촌의 오랜 인권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랐습니다. 제도 개선과 현장 점검이 실제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