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여권 내 갈등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SNS에 짧은 글 하나를 올렸습니다. "보완수사권 전면폐지"라는 네 글자였는데요. 이 한마디가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이후 이어지는 지도부 사퇴 압박 속에서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 대표의 연임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신중론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반발, 심지어 당내 원내지도부마저 선을 그으면서 당정 간 균열이 다시 표면으로 떠올랐습니다.
사실 검찰 보완수사권은 검찰이 경찰이나 다른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을 검토하다가 허술한 부분을 보완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권한입니다. 현재 민주당은 검찰청을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나누는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검사가 직접 수사에 개입하는 보완수사권을 아예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두 가지 개정안과 신중론의 목소리
검찰개혁추진단은 이 문제를 두고 두 갈래 개정안을 마련해 민주당에 전달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보완수사요구권만 남기고 직접 수사권은 폐지하는 방안이고, 다른 하나는 사실관계 확인 등 최소한의 보완수사권만 예외로 인정하는 안인데요.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주민등록번호 누락이나 동명이인 확인 같은 구체적 사례를 들며, 예외적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따라 추진단도 원칙적으로는 폐지 쪽으로 무게를 잡되, 완전한 배제는 피하려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정청래 대표는 대통령의 이런 신중론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그는 전면 폐지를 외치며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이에 대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피해자 보호라는 형사소송법 개정의 핵심 가치를 내세워 반박했습니다. 정 장관은 경찰에 모든 수사를 맡긴 뒤 문제가 생기면 그때 고치겠다는 태도는 무책임하다고 직격했죠. 당내에서도 이주희 원내대변인 등 원내지도부는 "아직 본격적인 논의 단계가 아니다"라며 정 대표와 거리를 뒀습니다.
경찰만능 시대의 우려와 전건송치 논란
반대 목소리는 당정 밖에서도 나옵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SNS를 통해 이를 "개혁이 아닌 보복"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는 5년 임기 정권이 국가 수사권 구조를 파괴할 권한은 없으며, 이런 입법 독주가 계속되면 경찰 만능 시대가 열려 범죄자 천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물론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경찰의 수사 과중과 부실 수사 우려,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2차 가해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스토킹 범죄 사건에서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보완 수사해 기소하여 유죄를 이끌어낸 사례도 있었죠.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전건 송치' 제도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모든 사건을 검사에게 보내 한 번 더 검토하게 해 수사기관의 전횡을 막자는 취지인데, 현재 검찰개혁추진단은 이를 개정안에 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보완수사권 폐지는 검찰 개혁의 상징처럼 떠올랐지만, 피해자 보호와 수사 품질이라는 현실적 문제 앞에서 여권 내에서도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 원구성 이후 본격적인 법안 논의가 시작되면, 이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