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퇴출과 50개사 상장폐지 임박
코스닥 시장이 3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부터 상장 규정과 시행세칙을 개정해 부실 기업 퇴출 기준을 한층 강화했는데요. 이에 따라 올해 안에 약 50개의 코스닥 상장사가 퇴출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의 지형이 상당히 달라질 전망입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시가총액 기준 상향과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퇴출 기준 신설입니다.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200억 원을 일정 기간 밑돌면 상장폐지 대상이 되며,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됩니다. 여기서 벗어나려면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으로 1,000원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기존 기준보다 훨씬 까다로운 조건입니다. 이의신청 절차 없이 곧바로 상장폐지가 진행될 수 있어 기업들의 실질적인 자구 노력이 시급해졌습니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코스닥 13개 기업이 퇴출되었고 관리종목도 35개에 달하는 상황이라, 하반기 정리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례상장 관리 강화, 밸류업 공시가 관건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관리도 대폭 엄격해졌습니다. 기존에는 매출액 미달이나 대규모 손실에도 상장폐지가 3에서 5년 유예됐지만, 앞으로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한 경우에만 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미래 성장성만으로 상장한 뒤 실적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더 이상 특례의 눈덩이를 쌓을 수 없게 된 셈입니다. 특히 AI나 K바이오 등으로 기술성 평가를 받아 상장한 기업들은 수익성 부재 상태에서 생존 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현재 코스닥 특례상장 기업 389개사 가운데 밸류업 공시를 한 곳은 고작 10개사(3.2%)에 불과합니다. 일반 상장사의 26.4%와 비교하면 참여율이 현저히 낮은데요. 거래소는 이들 기업이 PBR 개선 계획을 포함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도록 압박하고 있습니다. 또한 상장 후 5년 이내에 주된 사업 목적을 변경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되며,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통한 꼼수 회피도 차단했습니다. 불성실공시 벌점 기준도 15점에서 10점으로 낮춰 공시 책임을 더욱 엄격하게 물었습니다.
혁신기업 지원과 저PBR 관리로 양극화 전략
거래소가 부실 기업을 내치는 반면, 혁신 기업의 상장 문턱은 낮추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기존 바이오와 인공지능, 우주·에너지 분야에 이어 첨단로봇, K콘텐츠, 사이버보안 등에 업종별 맞춤형 질적심사 기준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면서도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하반기에는 광산 업종까지 맞춤형 심사 범위가 확대될 예정입니다.
동시에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관리도 강화되었습니다. PBR 하위 20% 기업들을 별도로 관리하며 가치 제고를 유도하고, 복수의결권 발행 기업의 보통주 상장을 허용하는 등 기업 지배구조 명확성도 꾀했습니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첫 상장폐지 사례가 나올 것으로 보이며, 코스닥 시장이 질적 성장과 투자자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