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하고 검정고시? 이제는 전략이 됐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검정고시는 학력이 부족한 이들이 따로 보는 시험으로 인식됐는데요. 최근에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선택한 뒤 수능에 올인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제 검정고시는 학력을 보충하는 수단을 넘어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하나의 전략적 경로로 자리 잡았습니다.
에듀윌의 검정고시 인터넷 강의 수강생 현황을 보면 이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10대 수강생 비중이 44.2%로 20대(23.5%)를 크게 앞질렀는데요. 2021년만 해도 0.1%에 불과했던 10대 비중이 지난해 32.9%를 거쳐 현재는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성인 학습자 중심이던 20대 수강생은 2021년 62.6%에서 최근 20%대로 급감했죠.
이런 흐름과 맞물려 고교 학업중단자 수도 최근 7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전국 고교 학업중단자는 1만 8,661명이었고, 특히 고교 1학년 중단자가 1만 450명으로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108%나 급증한 수치입니다.
서울 상위 10개대도 10년 만에 최다
이들의 목표는 단순히 고졸 학력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학년도 서울 상위 10개 대학의 검정고시 출신 신입생은 총 82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17학년도 328명과 비교하면 약 2.5배 늘어난 것이며,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실제로 연세대는 113명, 고려대는 77명, 서울대는 55명의 검정고시 출신 합격자를 배출했는데요. 특히 서울대는 2017학년도 19명에서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전체 입학생 중 검정고시 출신 비율도 2.0%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죠. 당연히 수능 접수 단계에서도 검정고시 출신 응시자가 2만 2,355명에 달해 전체의 4.0%를 차지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고교 내신 경쟁의 불리함을 피하고, 수능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앞으로도 계속 먹힐지는 미지수입니다.
2028 대입 개편이 던지는 변수
현재의 검정고시 수능 올인 전략은 정시 전형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정시 전형에서도 학생부 반영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정시 40% 이상을 선발하는 16개 대학 중 11개 대학이 학생부를 활용하게 되어, 자퇴 후 정시에만 집중하는 방식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당장은 검정고시를 통한 상위권 대학 진학 사례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많은 가정에서 여전히 유효한 전략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2028학년도 이후 입시 환경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금의 선택이 미래에도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사실 검정고시를 통한 입시 전략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고교 현장을 떠나는 학생들이 속출한다는 건 우리 교육 환경이 내실보다는 전략과 숫자를 쫓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정책 변화가 이 흐름을 어디까지 바꿔놓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