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작 절기를 지나며 한풀 꺾인 극한 폭염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를 지난 8월 10일 월요일, 서울의 밤하늘이 조금은 달라졌습니다. 17일 연속으로 이어지던 열대야가 드디어 끝을 맞았고, 서울 전역에 내려졌던 폭염중대경보도 폭염주의보로 낮아졌습니다. 시민들 사이에는 에어컨 없이 잠을 청할 수 있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이어졌는데요.
하지만 이것이 전국적인 폭염 종식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여전히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며, 낮 동안 체감온도 33도 안팎의 무더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남부 지방에서는 밤사이 열대야가 여전히 나타나고 있어 건강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현재까지 누적 온열 질환자는 3,200명을 넘어섰으며, 덥고 습한 날씨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동해안은 폭우, 남부는 가뭄...지역별 기온 편차도 극명
같은 하늘 아래에서도 이번 주 한반도는 꽤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강릉은 28도, 태백은 24도에 머물며 비교적 선선한 날씨를 보인 반면, 서울과 대전은 33도, 전주는 34도까지 오르는 등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찜통더위가 이어졌습니다.
강원 동해안과 경북 일부에는 비가 집중되면서 물 폭탄이 쏟아졌는데, 이는 평년보다 2~3도 높은 해수면 온도로 풍부해진 수증기가 태풍 돌핀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동풍을 타고 육상으로 유입됐기 때문입니다. 바다의 뜨거운 열기가 산맥을 만나면서 극적으로 강수를 만들어낸 겁니다.
반면 남부 지방은 장마전선이 건너뛰면서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습니다. 저수지와 댐의 물 저장 비율이 10% 가까이 떨어졌고, 메마른 땅이 태양 에너지를 더 많이 흡수하면서 기온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폭염과 폭우, 가뭄이 한반도 곳곳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기상 위기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19도 급락 후 태풍 '산산'까지...변화무쌍한 여름 날씨
이번 주 날씨는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기상 서비스 예측에 따르면 8월 12일에는 서울 아침 기온이 19도까지 급격히 떨어지며 이례적인 초가을 날씨가 찾아올 것으로 보입니다. 평소보다 10도 이상 낮아진 기온에 시민들의 옷차림도 급변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그러나 기온 하락도 잠시뿐입니다. 8월 13일부터는 태풍 '산산'이 북상하며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보되었습니다. 일부 지역에는 최대 900mm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예상되고, 초속 50m 이상의 강풍이 동반될 가능성이 커 시설물 피해가 우려됩니다. 한 주 사이에 폭염에서 초가을 날씨, 이어서 태풍까지 몰아치는 겁니다.
기상 당국은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고 있으며, 특히 해안가 너울과 강풍으로 인한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를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복합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부처별로 흩어진 재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컨트롤타워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