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거래일, 환율 1440원대 진입
2일 새해 첫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41.8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전일보다 2.8원 오른 수치지만, 지난해 12월 말 대비하면 10원 이상 상승한 셈입니다. 환율은 이날 1,439원에서 1,444원 사이를 오가며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1,400원대 후반 환율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괴리가 큰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총재는 특히 국내 유튜버들이 “원화가 곧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고 과장하는 것에 대해 “해외 투자은행들은 1,400원 초반을 전망하고 있다”며 기대 심리가 환율을 부풀리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대미 투자 협정에 따라 연간 200억 달러가 해외로 나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기계적으로 유출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금고지기 역할을 하며 외환시장 안정을 해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연금, 환율에 맞춰 투자 속도 조절해야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가 꼽힙니다. 이 총재는 **“서학개미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을 초래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국민연금은 자산 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서면서 투자 행보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습니다.
이에 대해 총재는 **“국민연금은 환율 상황에 따라 해외투자 속도를 탄력적으로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환율이 높을 때는 해외투자를 줄이고, 낮을 때는 늘리는 방식입니다. 또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해 자연스러운 환 헤지를 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국민연금이 그동안 수익률에만 집중한 측면이 있지만, 이제는 거시경제적 영향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이 단순히 펀드 수익뿐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올해 경제 전망과 정책 방향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1.4%에 그쳐 체감 경기와의 괴리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이 총재는 **“K자형 회복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신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습니다. 팬데믹 이후 높아진 물가 수준이 서민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총재는 “물가 안정을 위해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유통구조 개선, 수입개방 확대 등 구조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크고 정책변수 간 상충이 심화되는 만큼 다양한 경제지표를 면밀히 점검하며 정교하게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기준금리 조정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새해 들어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안정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정책을 펼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