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명단이 눈에 띈 이유
지난 21일 열린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이 외교안보 논쟁의 소재가 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자리에는 주한 중국·러시아 대사를 비롯해 캄보디아, 몽골, 캐나다, 프랑스, 크로아티아, 멕시코, 에콰도르, 온두라스, 카타르, 뉴질랜드 등 12개국 대사가 함께했습니다. 반면 미국과 일본 대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는데요.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가 행사에 미·일 대사는 빠지고 중·러 대사가 자리한 구도 자체가 상징적으로 읽힌 겁니다. 실제로 여권 일각에서는 이 장면을 두고 외교안보 균형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미·일이 빠지고 중·러가 채운 이번 행사가 외교안보 메시지로 비칠 수 있다는 취지의 지적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통령이 강조한 것은 개혁과 책임
이재명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른 경찰 권한 확대를 먼저 언급했습니다. 70여년 유지돼 온 체계가 전면 개편되면서 권한이 커진 만큼 책임도 함께 커졌다는 겁니다. 부족한 부분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과감히 바로잡아야 한다는 개혁 메시지도 함께 나왔습니다.
권한과 책임을 나란히 강조한 대목은 향후 경찰 개혁 논의의 방향을 가늠하게 합니다. 수사 구조 개편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책임성을 화두로 꺼낸 만큼, 후속 입법과 조직 정비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초청 기준을 둘러싼 해석
경찰청은 초청 대상이 '치안협력 의제가 있는 국가'라고 설명했습니다. 미·중·일·러 등 치안협력 국가 대사관에 초청장을 보냈다는 겁니다. 대통령 참석 여부를 미리 알 수 없었던 점도 있었고, 청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에 초청받고도 불참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사실 같은 날 미셸 스틸 주한 미국 대사는 용산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초청 오찬에 참석해 다른 메시지를 냈습니다. 한·미 관계를 '터뷸런스'라고 표현하면서 중국이 인도태평양의 가장 큰 위협이라며 한국이 미국과 함께 지역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행사에 담긴 대사관 명단과 같은 날 나온 발언이 겹치면서 해석의 폭이 넓어진 겁니다.
우크라이나 대사는 최근 정부와의 갈등으로 초청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기념식은 치안협력이라는 본래 취지와 함께, 초청 기준과 외교적 신호를 둘러싼 논쟁을 남긴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