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임금인가 배분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계의 성과급 갈등이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경영계와 전문가들은 경영성과급이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 아니라 사후적인 이익배분 성격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대법원 역시 경영성과급을 근로성과 정산이 아닌 기업의 경영성과 분배로 보고 있어, 이는 명백히 경영상 의사결정 영역에 해당합니다. 성과급의 규모와 시기는 투자와 재무전략 등 핵심 경영판단과 직결되는 사안이라, 이를 단체교섭이나 파업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경영권 침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SK하이닉스 노조는 사측의 수정안이 없을 경우 단체행동을 예고했고, 삼성전자 노조도 보상 형평성 문제로 집회를 계획하는 등 대립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노란봉투법이 낳은 해석의 혼란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법 개정으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이 쟁의 대상에 포함되면서, 성과급 비율까지 노사 갈등의 범위가 확대된 것인데요. 국민의힘 등에서는 당시 법안이 급하게 통과되면서 후과를 치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경영권과 노동3권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성과급 배분은 노동쟁의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하며 관련 해석 기준의 정비를 지시한 상태입니다. 다만 정부의 행정해석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법률에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투자와 배분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면
해외를 보면 TSMC나 독일·프랑스의 이익공유제, 일본의 업적 연동 상여금 등도 대부분 이사회 중심으로 결정됩니다. 노사 협상을 통해 영업이익을 배분하는 사례는 드문 편인데요.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선행 투자와 장기 R&D가 필수적이라, 단년도 영업이익만으로 성과급을 일률적으로 결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영업이익은 단순한 보상 재원이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주주 책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 핵심 경영자원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미래 투자 여력과 근로자의 정당한 보상이 조화를 이루려면, 현금흐름이나 중장기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투명한 성과보상 기준이 노사 자율에 따라 마련되어야 합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경영상 결정 자체와 그로 인한 근로조건 변화를 명확히 구분하는 법적 보완 입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