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해진 유엔, 개혁 요구 커지다
제81차 유엔총회가 안보리 개혁 논의로 뜨겁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와 AI, 불평등 같은 전 지구적 과제를 두고 다자주의적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분열과 거래 중심주의가 확산하는 흐름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는 유엔의 영향력이 약화된 현실을 정면으로 언급했습니다. 강대국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고 유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특히 안보리의 80년 전 권력구조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중남미와 아프리카를 포함한 대표성 확대를 요구했습니다. 강대국의 거부권이 유엔의 정당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거부권이라는 벽
개혁 요구는 총회장 곳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이란 갈등이 이어지면서 안보리가 실질적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거셌는데요.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5개국이 190여 개국의 의지를 지배한다며 거부권 폐지를 제안했습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도 안보리에 인질로 잡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숫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안보리에서 거부권으로 무산된 결의안이 최근 최다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가자와 우크라이나 관련 결의안을 막아선 겁니다.
그런데 개혁은 쉽지 않습니다. 유엔헌장 개정에는 총회 3분의 2 찬성과 함께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회원국 3분의 2 비준이 필요합니다.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G4와 이를 반대하는 UfC가 맞서면서 협상은 17년째 제자리입니다. 결국 개혁의 열쇠를 쥔 상임이사국이 움직이지 않는 한 제도적 장벽은 그대로 남습니다. 한국은 UfC 일원으로 비상임이사국 확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언급 사라진 트럼프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북한 언급이 사라졌습니다. 38분간 이란 전쟁의 성과를 부각하며 스스로를 평화의 중재자라 소개했을 뿐입니다. 다만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은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시선은 곧 열릴 미중 정상회담으로 향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북한 문제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되는데요. 북한 대표단은 트럼프 연설은 지켜봤지만 이재명 대통령 연설 때는 자리를 비웠습니다. 이번 회의 말일에는 김선경 외무성 부상의 연설이 예정돼 있어, 각국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