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추진본부 출범
정부가 주택 공급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컨트롤타워’를 본격 가동했다. 국토교통부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택공급추진본부’ 출범식을 열었다. 이 조직은 국토부 내 분산된 주택 공급 기능을 하나로 모아 정책 기획부터 실행, 관리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주택 공급의 지휘부다. 21년간 임시 조직으로 운영되던 공공주택추진단을 확대 개편했으며, 본부장 아래 주택공급정책관(6과)과 주택정비정책관(3과) 체제로 운영된다. 총 77명의 인원이 공공택지 조성과 도심권 공급, 민간 정비사업 등을 총괄하게 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국민이 원하는 주택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며 “공급 패러다임을 계획에서 실행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출범식에는 김영국 초대 본부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4대 공공기관장이 참석해 협력을 다짐했다. 주택공급추진본부는 9·7 대책에 따라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가구를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울 유휴부지·노후청사 활용한 추가 대책
국토부는 이달 중순 추가 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윤덕 장관은 3~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 참석한 뒤 귀국하는 대로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전역을 대상으로 후보지를 점검 중이며, 가능한 곳부터 차근차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의 유휴부지와 노후청사를 적극 활용해 주택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이 핵심으로 꼽힌다.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서초 국립외교원 부지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유휴부지 공급 규모를 놓고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이견이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 민간 공급 활성화를 위해 인허가 지원과 절차 간소화도 추진된다.
한편 전세난 해소를 위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도심 블록형 주택 등 새로운 형태의 전세 공급과 전세대출 제도 개선이 논의되고 있다. 김 장관은 “전세 물량 부족이 심각하지는 않지만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상황은 10·15 대책 이후 가격 상승폭이 줄었지만 아직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상태다. 직방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집을 살 계획이 있다는 응답이 69.9%에 달할 정도로 매수 심리가 강하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8.71% 상승해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는 추가 대책을 통해 공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시장 안정을 꾀할 방침이다.
“실행력이 관건”…과거 실패 교훈 삼아야
주택공급추진본부 출범에 업계와 전문가들은 ‘실행력’을 강조한다. 과거 정부들이 개발제한구역 해제, 유휴부지 활용 등 대규모 공급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민 반대와 사업성 문제로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추가 공급 대책이 단순한 계획이 아닌 실행력 있는 로드맵이 될지가 관건이다.
김윤덕 장관은 “공공과 민간, 지자체가 협력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인 장벽이 높다. 주택공급추진본부는 출범 직후인 만큼 속도감 있는 행보로 신뢰를 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