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에 다시 켜질 확성기
2026년 10월 22일 새벽,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또 한 번 담화를 내놨습니다. 전 국경선에 새로운 대응수단을 임무 대기 태세에 두고, 대남 확성기를 수일 안에 대기 상태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지난해 6월 중단된 지 1년 4개월 만에 심리전이 재개될 수 있다는 뜻이죠.
우리 군도 이미 움직임을 포착했습니다. 합참은 서부전선에서 확성기 정비 동향을 식별했고, 담화 이전부터 일상적인 정비 활동이 관찰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240mm·600mm 방사포나 신형 자주포 같은 신규 무기 배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요새화의 마지막 조각
배경을 보면 흐름이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북한은 최근 군사분계선 일대에 지뢰지대와 철책을 세우고, 인천 강화에서 바라보이는 황해도 개풍군 접경 지역에는 축대까지 설치하고 있습니다. 국경선을 영구히 굳히는 작업인 셈입니다.
김여정은 지난 20일 박정천 국방성 고문, 리일환 비서, 인민군 총참모부 지휘관들과 함께 이 현장을 시찰했습니다. 요새화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확성기 카드를 꺼내 압박 수위를 높인 겁니다.
사실 확성기 재가동은 북한에 그리 유리한 카드가 아닙니다. 접경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국제사회의 비판도 뒤따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꺼낸 데는 내부 결속과 함께 이 대통령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압박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가수반'이라는 호칭
이번 담화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김여정은 김정은 위원장의 실명 대신 '국가수반'이라는 호칭을 쓰고, 위임에 따라 언명한다는 표현을 반복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된 김정은 사망설과 맞물려 국정 운영 권한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읽힙니다.
우리 정부의 대응도 분주합니다. 국방부는 확성기 가동 시 비례적 조치가 필요하다면서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고, 합참은 유엔사와 공동 조사 후 실효성 있는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위협을 멈추고 대화로 나오라고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안보자해를 멈춰야 한다며 강력 대응을 요구했습니다.
관건은 확성기가 실제로 켜지느냐입니다. 재가동이 현실화되면 접경 지역 긴장은 물론 우발적 충돌 위험도 한층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