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63만정이 필로폰으로, 평택 빈 아파트 마약공장의 경고

한S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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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 전 수정 · 2026년 11월 4일 오전 11:50

발행: 2026년 11월 3일 오후 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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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평택의 빈 아파트에서 감기약의 슈도에페드린 성분으로 필로폰 1.36kg을 제조한 일당 등 13명을 검거했습니다. 한약사가 63만여 정을 판매해 범행을 도왔고, 약사회와 한약사회는 책임 공방을 벌였습니다. 경찰은 해당 감기약의 전문의약품 전환을 식약처에 요청했습니다.

빈 아파트에 차려진 마약 공장

경기 평택의 빈 아파트가 필로폰 제조 공장으로 변했습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감기약의 슈도에페드린 성분으로 필로폰 1.36kg을 만든 일당 등 13명을 검거하고 4명을 구속해 송치했다고 밝혔는데요. 압수된 필로폰은 시가 42억원 상당으로 4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감기약을 원료로 한 국내 최대 규모 제조 사례입니다.

일당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유치권 분쟁으로 비어 있던 아파트에서 범행을 벌였습니다. CCTV와 주차 차단기로 출입을 통제하고 별도 창고를 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당이 확보한 감기약은 92만1600정에 달했습니다. 총책은 2021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수감된 전력이 있었고, 출소 뒤 교도소에서 알게 된 이들을 모아 다시 범행에 나섰습니다.

처방 없이 대량 구매된 감기약

문제는 슈도에페드린 함유 감기약이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라는 점입니다. 현행 제도는 1인당 3일에서 4일분만 판매하도록 권고하지만 강제력이 약합니다. 일당은 요양원 봉사나 중국 수출을 핑계로 창고형 약국 등을 돌며 대량으로 약을 사들였습니다. 판매 제한이 권고에 그치는 사이 마약 원료 확보가 가능했던 겁니다.

한약사 B씨는 필로폰 제조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63만6600정을 판매한 혐의를 받습니다. 경찰은 이 물량만으로 필로폰 17kg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일부 유통 가능성을 수사 중입니다. 그가 챙긴 9500만원은 전액 환수됐습니다. 약국 실장은 약사 자격 없이 감기약을 판매했고, 약국 업주들은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를 받습니다. 대한약사회는 한약사 면허 범위와 의약품 판매 관리체계의 허점을 지적했고, 대한한약사회는 개인 범죄를 한약사 전체 문제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습니다. 양 단체는 엄정 처벌에는 뜻을 같이했습니다.

전문의약품 전환 논의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슈도에페드린 함유 감기약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처방전 없이 대량 구매가 가능한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비슷한 범행이 반복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식약처는 판매량 제한과 구입 목적 확인 등을 시행 중이지만, 이번 사건은 권고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전문의약품 전환은 감기 환자의 약 접근성을 낮출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재범 전력자가 다시 같은 수법을 썼다는 점에서 사후 단속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마약 제조에 악용될 수 있는 일반의약품 관리와 약국 유통 감독을 함께 손봐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