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확장되는 실용외교 무대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2년차를 맞아 첫 유럽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6월 9일부터 8박 9일 일정으로 벨기에, 유럽연합, 이탈리아, 교황청을 방문하고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데요. 이번 방문은 지난해 캐나다 G7에 이어 2년 연속 초청국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경제와 안보 협력의 지평을 유럽으로 넓히려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순방에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공급망 재편이라는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우리 기업의 수출길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집권 2년차 실용외교의 무대를 본격적으로 유럽으로 확장하려는 의도가 담긴 행보인 셈입니다.
구체화되는 경제안보 협력 로드맵
순방의 첫 방문지인 벨기에에서는 한·벨기에 수교 125주년을 맞아 장기적 협력 기반을 다지는 일정이 짜여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안트워프항을 활용한 물류 거점 확보와 화학·바이오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유럽 진출 기반을 넓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당연히 EU 집행위 및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철강 수입 규제와 같은 통상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입니다.
이탈리아 국빈 방문에서는 반도체, 항공우주, 방산 등 첨단산업 협력을 강화하는 한·이탈리아 전략적 행동계획이 채택될 예정입니다. 물론 피렌체 방문을 통해 K컬처 확산과 동포 편의 증진 방안도 함께 모색됩니다. 이어 교황청 방문에서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준비를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G7 정상회의에서는 AI·디지털 문제와 글로벌 경제 불균형 완화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텐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세 번째 양자회담이 성사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환송 불참 논란과 엇갈린 해석
이번 순방의 출국 행사에서는 눈에 띄는 장면이 포착되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가 환송에 불참한 것인데요. 청와대는 중동전쟁 장기화와 선관위 투표지 부족 사태 등 엄중한 국내외 현안을 고려해 의전 인원을 최소화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정청래 대표를 겨냥한 책임론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집권여당 지도부가 대통령 순방 환송에 빠지는 경우가 흔치는 않은 탓입니다. 다만 청와대의 공식 설명대로 국내 현안에 따른 최소화 조치라는 측면도 무시하기는 어려운데요. 향후 정치권에서 이 불참 논란이 어떤 파장을 낳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