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집위성 시대의 개막
2026년 10월 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5차 발사가 성공했습니다. 누리호는 575km 목표 궤도에 도달한 뒤 초소형군집위성 26호 5기를 3540초 간격으로 사출했는데요. 큐브위성 10기를 더한 15기 가운데 14기가 궤도에 투입됐습니다.
주탑재위성 5기는 대전 항우연과 남극 세종기지, 북극 스발바르 지상국과 모두 교신에 성공했습니다. 1m급 흑백과 4m급 컬러 카메라를 탑재한 이 위성들은 산불·홍수 같은 재난 대응과 국가안보 감시에 활용됩니다. 같은 임무의 위성 5기를 한 발사체에 동시에 올려 군집으로 운용한 것은 국내 최초입니다.
2027년 6차 발사에서 나머지 5기가 추가되면 10기 군집이 완성됩니다. 한반도를 하루 3회 이상 촬영하고 같은 지역을 24시간 이내에 다시 관측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민간이 이끄는 발사체
이번 발사는 민간 주도 체제로 넘어가는 분기점이기도 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을 총괄하고 발사통제까지 맡았으며, KAI는 1단 추진제탱크와 총조립을, HD현대중공업은 전용 제2발사대 구축과 운용을 담당했습니다. 발사에는 국내 약 300개 기업이 참여했습니다.
우주항공청은 2028년까지 정부 주도로 발사를 이어가고, 2029년 8차 발사부터는 전적으로 민간이 운영하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남 순천에 제작센터를 짓고 내년 하반기 6호기부터 이곳에서 각 단을 조립할 계획입니다.
민간 참여는 위성 개발로도 번졌습니다. 모빌린트의 AI 반도체가 국산 NPU 최초로 우주 실증에 나섰고, 대학과 연구기관이 만든 큐브위성 9기도 궤도에 올랐습니다. 다만 제주 해양쓰레기 관측 위성 1기는 사출관 뚜껑 문제로 분리되지 않았습니다.
남은 숙제는 비용
성과 뒤에는 일회용 발사체의 한계가 남아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1단부가 전체 발사 비용의 60~70%를 차지하는 만큼, 재사용 기술 확보가 관건입니다.
정부는 2030년대까지 약 2조 3천억 원을 투입해 80t급 메탄 엔진 기반 재사용 로켓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2028년에는 재사용 기술 시연체를 발사해 500m 고도에서 착륙을 검증하고, 2035년 이전에 재사용에 도전한다는 구상입니다.
달 탐사 일정도 구체화됐습니다. 2029년 누리호로 달 궤도 통신위성을 투입하고, 2030년에는 첫 달 착륙선을 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