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차 1,000억 투자 유치한 KGM, 플랫폼 공유 넘어 혈맹으로
KG모빌리티(KGM)가 중국 최대 승용차 수출 기업인 체리자동차로부터 약 1,080억 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번 투자는 전환사채(CB)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만기 시 주식으로 전환되면 체리차는 KGM 지분의 약 10%에서 최대 16% 수준을 확보하게 됩니다. 다만 KGM 측은 이를 경영권 참여 목적이 아닌 장기적 파트너십 강화 차원으로 설명했습니다.
양사의 인연은 2024년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으로 시작됐습니다. 이후 2025년 중대형 SUV 공동 개발 협약을 거쳐 이번에 자본까지 결합하면서 단순 기술 도입을 넘어 동반 성장 관계로 발전했는데요. 특히 이번 투자는 기술 사용료를 지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양사가 서로의 미래를 걸고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점에서 주목받습니다.
렉스턴 후속부터 SDV까지, 협력 범위 급격히 넓어진다
협력의 첫 결실인 중형 SUV 'SE-10'은 체리차의 T2X 플랫폼을 기반으로 내년 초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 모델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2.0L 가솔린 라인업으로 구성되며, KGM이 직접 디자인과 주행 성능 튜닝을 맡아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했습니다.
차량 개발을 넘어 협력은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차량용 반도체, 로봇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양사는 최고경영층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별도로 구성해 단계적으로 협력 과제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완성차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와 첨단 제조업 전반으로 협력이 확대되면서 단순한 위탁생산이 아닌 전략적 동맹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진출 가능성과 국내 업계의 경계심
이번 협력으로 체리자동차의 한국 시장 직접 진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장귀빙 체리차 사장은 한국 소비자의 반응이 긍정적이면 국내 진출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개성을 중시하는 한국 문화에 맞춰 서브 브랜드를 활용한 공략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일각에서는 KGM의 국내 공장을 글로벌 통상 규제를 우회하는 수출 통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황기영 KGM 대표는 현재 위탁생산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사실 이번 동맹이 성사된 데는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과 막대한 전동화 전환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현실이 깔려 있습니다. BYD와 지커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이미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세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KGM과 체리차의 협력이 국내 자동차 산업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