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둔화에 안도한 월가
뉴욕증시가 7월 물가지표 둔화 소식에 힘입어 S&P500 지수를 역대 최고치 근접까지 끌어올렸습니다. 8월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에 그쳤고, 근원 CPI 역시 2.5%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정확히 부합했습니다. 이로 인해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한풀 꺾였고, 투자자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를 보였습니다.
물론 지수별로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S&P500은 0.27% 상승한 7,748.50을 기록하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0.54% 올랐습니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04% 소폭 하락하며 혼조세를 나타냈습니다. 이날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띈 건 물가 안정 신호와 기술주 실적 호조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AI 실적이 이끈 기술주 랠리
이번 상승을 견인한 건 AI 인프라와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강력한 실적이었습니다. 엔비디아는 주당순이익이 84% 급증하며 주가가 3% 이상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CEO의 AI 성장 확신에 힘입어 19%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코어위브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각각 19% 이상 상승했으며, SK하이닉스 ADR도 9% 넘게 올랐습니다.
사실 이들 종목의 랠리는 단순한 기대감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적 개선이 뒷받침했습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2027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고, 코어위브는 자본지출 전망을 끌어올리며 시장의 신뢰를 확보했습니다. AI 산업의 성장 동력이 여전히 살아 있으며,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도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큰 안심을 줬습니다.
금리 정책과 지정학적 변수
물가 둔화로 연준의 9월 금리 동결 확률이 CME 페드워치 기준 60%대로 크게 올랐습니다. 모건스탠리 등은 이러한 흐름이 유지되면 9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국채 시장에서는 2년물 금리가 소폭 낮아지며 정책금리에 대한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 시장의 불안 심리를 나타내는 VIX 지수는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대치가 계속되면서 실제 통항 선박 수는 급감한 상태입니다. 다만 유가는 WTI가 배럴당 83.27달러, 브렌트유가 88.98달러 선에서 보합세를 유지하며 큰 충격은 주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중동 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는 완화됐지만, 단기 물가 전망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