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피해 '똘똘한 한 채'로 몰리는 집주인들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고가 주택 한 채로 자산을 집중하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다주택자의 종부세 실효세율은 1.21%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뛰었지만, 1주택자는 0.3%에서 0.5%로 소폭 상승에 그쳤습니다. 이런 격차는 문재인 정부의 '7·10 부동산 대책' 이후 더 벌어졌는데요. 당시 다주택자 최고세율은 3.2%에서 6%까지 올랐지만,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확대되고 고령자·장기보유 공제 한도도 70%에서 80%까지 높아졌습니다. 결국 다주택 규제를 피해 고가 1주택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해지면서, 오히려 수도권 중심의 가격 상승 압력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1년에만 다주택자에서 1주택자로 전환한 인원이 32만 8천 명에 달했고, 이는 1주택자에서 다주택자로 늘어난 인원보다 4만 5천 명 더 많은 수치입니다.
보유세 강화 목소리와 맞서는 반론
이런 상황 속에서 보유세의 자산과세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회미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부동산 평균 실효세율은 0.147%로, 일본의 3분의 1·미국 평균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특히 종부세 과세 대상인 고가 1주택자 가구주의 60.2%가 소득 상위 10%인 것으로 나타나, 현재 제도가 고소득층에게 과도한 혜택을 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참여연대 역시 고가 1주택 공제 기준을 전국 주택 중위 공시가격과 연동하고, 공제 한도를 최대 40%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보유세 인상에 대한 경계심도 만만치 않습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나라 보유세가 이미 OECD 평균보다 높다며, 세금 인상이 임차인에게 전가되고 매물 잠김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종부세 급등으로 은행을 찾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는 등 유동성 위기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현진권 자유분권포럼 대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으려는 접근 자체가 경제 원리를 무시한 것이라며, 공급 확대 없이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초고가 기준 잡기도 난항
정부는 초고가 주택 기준을 설정해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요. 2005년 종부세 도입 당시 상위 0.27% 비율을 현재 시세에 적용하면 약 37억 원 선이 기준선으로 거론됩니다. 하지만 기준이 30억 원에 가까워지면 한강변 일부 지역에만 세 부담이 집중되는 이른바 '한강벨트세' 논란이 일 수 있습니다. 물론 기준을 50억 원으로 올리자니 과세 대상이 너무 좁아진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와 함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나 보유세를 양도세 필요경비로 인정하는 방안 등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시행령으로 조정하는 방식이 조세법률주의를 훼손하고 예측 가능성을 해친다는 우려 역시 제기되고 있어, 세제 개편의 방향을 잡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안정을 양극화 완화의 전제 조건으로 꼽으며 국민 대토론회를 개최했지만, 구체적인 기준과 공제 축소 폭을 두고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