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아파트, 국평 20억 시대를 열다
최근 경기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값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6월 첫째 주 매매가격은 0.60%나 뛰며 지난 2월 구 분리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는데요, 올해 누적 상승률은 5%를 훌씬 넘어 전국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20억 원대에 거래되며 국민평형 기준 신고가를 새로 썼고, 인근 단지들도 잇따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강세 뒤에는 반도체 산업의 역대급 호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반도체 수출액은 379.6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찍었고, 이 호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생산기지 인근 주거지로 직접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동탄을 비롯해 수지, 분당, 영통, 기흥 등 이른바 '셔세권' 일대로 고소득 연구인력과 청년 수요가 몰리며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올해 1~4월 동탄 아파트 거래의 절반 이상이 20·30대였을 정도로, 세대 교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울은 오르는데, 경기 북부는 다른 온도
동탄의 열기가 서울로도 전이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69주 연속 상승 흐름을 보이며 동대문구와 성동구 등 동북권을 중심으로 강한 오름폭을 나타냈습니다. 여기에 전세가격은 올해 누적 3.77%까지 치솟아 작년 같은 기간보다 여섯 배 이상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전월세 매물 부족으로 임차 수요가 매매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도권 집값이 고르게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경기 북부의 일산과 김포는 하락세가 이어지며 뚜렷한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산 킨텍스 인근 신축 단지는 전고점보다 수억 원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김포의 국민평형 가격은 동탄과 세 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교통 호재만으로는 집값을 방어하기 어렵고, 고소득 일자리를 품은 자족형 도시가 가격을 견인하는 구조임이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규제 우려와 풍선효과 주의
동탄의 질주가 계속되면서 정부의 추가 규제 가능성이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현재 동탄구는 지난해 대책에서 제외되었지만, 가격 상승폭이 과도해지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규제지역 지정 언급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평택은 1년 10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으로 돌아섰지만, 미분양 물량이 경기도 내 최대 수준이라 언제든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남혁우 연구원은 동탄이 광역교통망과 정주 여건을 갖춰 가격 상승을 견인하지만, 추가 규제 시 거래 정체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세대 고준석 교수는 동탄이 GTX 개통으로 강남 생활권 편입이 명확한 반면, 평택 등은 미분양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수도권 부동산 지도를 바꾸고 있지만, 일자리와 산업 기반 없이는 일시적 풍선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