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시장 흔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말 상장된 이 상품들은 AI 반도체 랠리에 베팅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는데요. CLSA증권 코리아에 따르면 두 종목의 거래대금 비중은 5월 26일 31%에서 6월 말에는 무려 84%까지 치솟았고, 최근에도 73%를 기록하며 쏠림 현상이 이어졌습니다. 특정 종목에 대한 과도한 거래 집중은 시장 전체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가였던 36만2,500원에서 27만7,500원으로 23% 하락했고, SK하이닉스도 29% 급락하며 투자자 손실이 속출했습니다. 이러한 변동성 증폭으로 올해 들어 서킷브레이커가 여섯 차례나 발동되었는데, 이는 2000년 이후 전체 발동 횟수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이언 샘슨 매니저는 레버리지 ETF가 비율 유지를 위해 주가 상승 시 매수하고 하락 시 매도하는 구조가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출시 배경 두고 여야 공방 격화
투자자 피해가 커지면서 이 상품의 출시 과정을 두고 정치적 공방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이재명 정권이 지방선거 전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상품 출시를 밀어붙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 1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증권사 CEO들의 비공개 간담회 이후 불과 넉 달 만에 상품이 출시된 점을 폭주 수준이라고 지적했는데요. 당시 정부가 금융위 입법 예고와 시행령 개정을 속전속결로 처리하며 출시를 강행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시장 쏠림을 완화할 여러 종목 묶음 ETF 출시 건의가 묵살되었다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선거용 증시 부양으로 개인 투자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시장 안정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박 의원은 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밝혀지지 않으면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I 기대감 속 시장 안정화 과제
최근 들어 AI 산업에 대한 낙관론이 다시 확산되며 증시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스피는 이틀 연속 급락 후 7,516포인트로 7,500선을 회복했고, SK하이닉스 ADR 공모에는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각각 3.51%, 8.29% 급등하며 AI 기대감을 반영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기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시장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고 지적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54%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레버리지 ETF 쏠림 현상은 전체 증시의 위험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과도한 레버리지 의존과 특정 종목 쏠림을 완화할 시장 안정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