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후 최고 수준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30년물은 장중 5.621%까지 치솟아 200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5.6%를 넘었고, 10년물도 5.293%까지 올라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에 근접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재정적자 확대, 국채 공급 증가가 겹치면서 장기물 금리를 끌어올린 겁니다.
금리 상승은 단기물보다 장기물에서 두드러집니다. 물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란 기대가 가격에 반영됐다는 해석입니다.
금리 상승의 두 얼굴
상승 원인을 두고 해석이 갈립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때문인지, 재정 적자와 채권 발행 증가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 상승 때문인지에 따라 자산별 영향이 달라집니다. 연준발 긴축이면 위험자산에 악재지만, 재정 위험발 상승이면 비트코인과 금에는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2022년 연준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렸을 때 비트코인은 연간 64% 하락했습니다. 반면 2023년 말 이후 재정 요인으로 금리가 오르는 동안 비트코인은 약 2배 상승했습니다. 바클레이즈는 30년물 금리가 6%까지 갈 수 있다면서도 이번 인상이 구조적이라기보다 경기순환적 성격이 강하다고 봤습니다.
서학개미의 베팅과 경고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반대로 움직입니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5%를 넘자 금리 정점에 베팅하며 채권 저가 매수에 나선 겁니다. ACE 미국 국채 ETF 4종의 거래대금은 332억 원을 넘어 1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고, 지난달 미국 채권 순매수액은 2011년 집계 이후 최대치였습니다.
다만 위험도 큽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전문가 53%가 30년물 금리가 연내 6%를 넘을 것으로 봤고, 최근 1년간 30년물 국채 ETF 수익률은 -11~15%였습니다. 미국 금리 상승은 국고채는 물론 은행채와 회사채 금리까지 밀어올리고, 달러 강세로 원화 약세 압력을 키웁니다. 한국과 미국 10년물 금리의 상관계수가 0.78에 달하는 만큼 국내 채권시장의 영향도 불가피합니다. 장기 투자자라면 고금리를 채권 확보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