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종이호랑이' 발언에 77년 동맹의 기초가 흔들린다

조경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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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4월 2일 오후 12:19

발행: 2026년 4월 1일 오후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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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대통령이 나토를 '종이 호랑이'라 비난하며 탈퇴를 검토 중이라고 선언해 동맹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 유럽의 소극적 태도가 불만의 원인이지만, 법적·정치적 장벽으로 실제 탈퇴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나토 사무총장의 방미와 핀란드 대통령의 중재 속에 '더 유럽적인 나토' 구상을 통한 동맹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동맹을 향한 돌직구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향해 ‘종이 호랑이’라고 막말한 데 이어, 탈퇴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선언했습니다.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란과의 전쟁이 종식되면 나토 회원국 지위 유지를 재고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는데요. “재고의 여지가 없는 문제”라고 단호하게 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1949년 설립 이후 77년간 유지된 서방 안보의 핵심 축을 순식간에 불안정하게 만들었습니다. 배경에는 최근 이란이 통제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있습니다. 미국이 해역 안전을 위해 동맹국들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비롯한 주요 유럽 국가들이 잇달아 요청을 거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폭발한 겁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스스로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비난하기에 이르렀죠.

탈퇴는 진심인가, 협상 카드인가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선언은 실제 실행 가능한 걸까요? 전문가들과 현지 보도들은 법적, 정치적 장벽이 만만치 않다고 분석합니다. 먼저 미국 법을 살펴보면, 2023년 국방수권법에 따라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일방적으로 나토 탈퇴를 추진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탈퇴를 위해서는 상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나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데,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나토 유지에 초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어 의회 통과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정치적 현실뿐 아니라 군사적 측면에서도 탈퇴는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유럽에 주둔 중인 약 7만 명의 미군은 러시아에 대한 핵심 억지력으로, 이들의 철수는 유럽 안보 체계에 심각한 균열을 낳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따라서 많은 관측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동맹국들에게 방위비 증액 압박을 가하기 위한 ‘엄포’이거나, 실질적 참여를 축소하는 ‘약화 전략’의 서곡으로 보고 있습니다.

흔들리는 동맹, 찾아나선 중재자들

이러한 위기 국면에서 나토와 유럽 지도자들은 진화에 나섰습니다. 가장 먼저 움직인 이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입니다. 그는 다음 주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회담을 가질 예정인데요. 이번 회담은 단순한 정례 회담이 아니라 나토의 미래를 논의하는 최상위급 긴급 협상이 될 전망입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깊은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중재 역할에 나섰습니다. 두 사람은 골프 친구 사이로도 알려져 있으며, 스투브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해 건설적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그가 제안한 해법은 ‘더 유럽적인 나토’라는 개념입니다. 이는 유럽 회원국들이 방위 역량과 재정 부담 분담을 스스로 강화해 미국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메시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실용적 제안으로 읽힙니다. 7월 튀르키예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의에서 이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미국의 일방적인 발언으로 시작된 이번 사태는, 결과적으로 나토라는 동맹 체제의 근본적 역할과 책임 분담에 대한 진지한 재논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