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965조 쏟아붓는 빅테크, 물가와 현금흐름 사이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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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전 수정 · 2026년 10월 30일 오후 12:51

발행: 2026년 10월 30일 오전 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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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 4사가 올해 AI 인프라에 965조원을 쏟아붓는 가운데 알파벳과 메타는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AI의 물가 진정 효과가 기대되지만 당장은 투자 비용과 소비 증가가 물가를 자극하고 있고, 채권시장에서는 CDS 프리미엄이 다시 오르며 현금창출력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965조원이 향한 곳

미국 4대 빅테크가 올해 AI 인프라에 쏟아붓는 돈은 7200억 달러, 우리 돈 약 965조원입니다. 2년 전의 세 배 수준인데요. 문제는 이 돈이 곳간에서만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알파벳은 클라우드 매출이 103% 늘었지만 설비투자가 두 배로 뛰면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9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늘어도 남는 현금이 줄어드는 구조가 숫자로 확인된 겁니다.

메타는 상장 후 처음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반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투자를 두 배 늘리고도 186억 달러를 남겼습니다. 같은 AI 투자라도 곳간 사정은 이렇게 갈립니다.

물가를 누르는 힘, 다시 밀어올리는 힘

AI는 물가와도 얽혀 있습니다. 생산성이 오르면 물가를 끌어내리는 디스인플레이션 요인이 된다는 겁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AI를 두고 상당한 디스인플레이션 요인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인데요.

그런데 지금 숫자는 반대쪽을 가리킵니다. 미국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7% 올라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한국도 3%대 물가가 이어졌고, 한국은행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소비 증가를 경계하며 7월과 8월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투자 비용과 소득 증가가 물가를 자극한다는 판단이,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이 물가를 낮춘다는 기대와 맞서는 셈입니다.

채권시장이 먼저 보낸 신호

주식시장보다 먼저 움직인 건 채권시장입니다. 알파벳 실적이 현금 소진 우려로 읽히자 브로드컴 CDS 프리미엄은 175.4bp, 스페이스X는 266.5bp로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자들이 이 회사가 현금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값으로 매긴 결과입니다. AI 투자가 실패하면 손실을 떠안는 쪽은 주주가 아니라 채권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투자는 멈추지 않습니다. 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AI 데이터센터에서 기대하는 수익률이 25% 수준이라 금리가 올라도 조달 비용을 상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경쟁이 과열되면 조달 비용이 수익률을 앞지르는 역전도 가능하다고 경고했죠. 관건은 돈을 얼마나 쓰느냐가 아니라, 그 돈이 언제 현금으로 돌아오느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