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부지, 반도체 성지로 탈바꿈
국토교통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 일원 250만 평을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하면서 서남권이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투자하는 대규모 팹이 들어설 예정인데요. 정부는 총 800조 원을 투입해 2030년 첫 양산을 시작으로 2031년 상업적 칩 생산, 이른바 칩 아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주말 직접 부지를 방문해 입지 여건을 살폈고, SK하이닉스 사장단 역시 현장을 찾아 전공정 팹 구축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습니다. 이곳은 단순 생산시설을 넘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연구기관이 집적하는 산업 생태계이자 기업형 첨단도시로 조성될 계획입니다.
설계 발주부터 '속도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예비사업시행자로 지정된 당일인 7월 30일, 조사설계용역 발주 절차에 바로 착수했습니다. 통상 107일가량 걸리는 업체 선정 기간을 58일로 대폭 단축하고, 10월 초 설계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인데요. 이성훈 LH 사장은 가능한 절차는 병행하고 앞당길 수 있는 과정은 모두 줄이겠다며 최단기간 완수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정부 역시 2031년 칩 아웃 시점을 기준으로 역산해 세부 마일스톤을 세우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전력 인프라 확충도 병행되는데, 한빛 원자력발전소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까지 전력 공급망을 2029년 말까지 구축할 방침입니다. 부지 대부분이 국방부 소유 국유지라는 점도 토지 보상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으로 꼽힙니다.
이전과 전력, 풀어야 할 숙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군공항 이전이라는 선결 과제가 남아있는데요. 이전 부지 확정과 주민투표, 공군 기능 재배치, 주한미군 시설 이전을 위한 SOFA 협의 등 복잡한 절차가 산적해 있습니다. 조국혁신당 전남광주통합시당은 군공항 이전 로드맵부터 제시해야 팹 착공 일정을 확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력 확보도 만만치 않습니다. 클러스터 가동에는 하루 6.3기가와트의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 구체적인 공급 계획과 안전장치 마련이 미비하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일부에서는 재생에너지 자원을 지역이 직접 관리하고 전력 공급 과정을 설계할 수 있는 전력공사 설립을 통해 전력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800조 원짜리 미래가 현실이 되려면 인프라 구축과 함께 군공항 이전이라는 행정적 과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