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매도 사이드카, 증시 '출렁'
코스피와 코스닥이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7월 2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4.46% 밀린 6,516.27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은 5.33% 급락한 749.64를 기록했습니다. 양 시장 모두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패닉에 가까운 분위기였는데요. 코스피는 올해 들어 20번째, 코스닥은 10번째 사이드카가 터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저가 매수세가 잠시 유입됐으나 결국 4%대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업종에서 약세가 나타난 가운데 정유와 해운 일부 종목만 간신히 선방했습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78.4원에 마감했고,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 선까지 오르며 중동 불안이 그대로 전달되었습니다.
반도체·중동 이중고에 짓눌린 시장
이번 급락은 AI 투자 회의론과 중동 리스크라는 두 축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입니다.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크게 흔들리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최대 9% 넘게 하락했고, 이 여파가 국내 증시로 고스란히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는데요. 사실 제헌절 연휴 기간 해외 증시가 급락한 뒤 국내 시장이 개장한 터라 하락 폭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측면이 있습니다.
투자 주체별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습니다. 코스피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순매수하며 지지력을 보였지만 기관은 순매도를 기록했고,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사들인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팔았습니다. 현재 외국인의 국내 반도체 지분율이 역사적 저점까지 낮아졌고, 개인 예탁금은 10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반대매매로 인한 추가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6000선이 바닥?…반등 시점은
증권가에서는 6,000선을 강한 지지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이사는 선행 PBR 1.3~1.4배 수준인 6,000 포인트를 '락바텀'으로 진단하며, 추가 하락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도체 이익 체력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올해 순이익 전망이 759조원, 내년에는 1,0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는 겁니다. 피크아웃 우려도 있지만, 하이퍼스케일러 5개사의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82% 이상 늘어난 점을 볼 때 AI 투자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입니다.
물론 시장이 곧바로 반등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당장 이번 주 알파벳과 인텔의 실적 발표가 AI 수요 지속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키움증권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이 5.8배로 최근 20년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며 낙폭 과대론을 펴고 있습니다. 대신증권 역시 6,000선대를 비중 확대 기회로 보는 등, 급락장 속에서도 중장기적 관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