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가 키운 증시 변동성
2024년 5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극단적으로 확대됐습니다. 코스피 변동성지수가 60%에 달했고, 블룸버그는 한국 시장이 단기 투기 자금에 좌우되는 '초고위험 트레이딩 필드'로 변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역사상 13번 발동된 서킷브레이커 가운데 5번이 이 상품 출시 이후에 집중될 정도로 시장은 불안했습니다. 급락장이 올 때마다 기초자산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하루 만에 15~16% 폭락했고, 원금을 잃은 이른바 '깡통 계좌'도 속출했습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이 상품이 증시 조정폭을 심화시켰다고 분석했습니다.
정부와 정권의 이중 대응
금융위원회는 7월 31일자로 시행하는 보완방안을 내놓았습니다.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상향하고, 주식과 채권 등 대용증권은 인정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최소 매매 단위도 1주에서 20주로 확대했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수요가 충분히 진정되지 않으면 모의거래 도입, 개인별 투자 한도를 총 투자 금액의 20%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며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자산운용사에는 리밸런싱 시점을 장중에 분산할 것을, 증권사에는 과도한 유동성 공급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는 해당 상품을 'ETF'라는 명칭을 쓰기엔 부적절한 '몰빵 위험 상품'으로 규정했습니다. 다만 상장폐지보다는 명칭 변경과 배율 조정 등 상품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접근하기로 했고, 예탁금을 5,000만 원까지 더 올리거나 레버리지를 2배에서 1.5배로 축소하는 방안도 향후 검토 과제로 남겨뒀습니다.
과열 매수 이후 뚜렷한 위축
규제 시행을 사흘 앞둔 7월 27일,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16종의 거래대금은 7조 4,464억 원으로 직전 거래일보다 약 28% 줄었습니다. 전체 ETF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에서 37.2%로 낮아졌습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보완방안 발표 이후 삼성전자 단일종목 ETF의 주간 회전율은 45%에서 38%로, SK하이닉스는 179%에서 146%로 하락했습니다. 다만 펀더멘털과 무관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의 자금 쏠림 현상은 여전히 여전해, 향후 예탁금 추가 상향과 배율 조정 등 후속 조치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