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곁으로 간 금융감독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8일 서울 강서구 여명학교를 찾아 북향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불법도박과 금융사기 예방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주관하는 청소년 사이버 도박문제 인식주간 특별강사 릴레이 강연의 일환인데요. 앞서 위원장과 교육부 장관이 강단에 섰고, 이 원장이 세 번째 강사로 나선 겁니다.
강의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꾸며졌습니다. 실제 보이스피싱 통화 음성을 그대로 들려주고, 불법도박과 대리입금 피해를 다룬 숏폼 영상을 함께 보며 위험성을 체감하도록 했죠. 도박은 생각보다 생활 가까이에 있어 호기심이나 재미로 쉽게 접근하지만, 그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게 이 원장이 남긴 말입니다.
언어 장벽부터 고려한 교육
이번 강연이 열린 여명학교는 2004년 설립된 서울시 유일의 북향민 청소년 인가 대안학교입니다. 북한 배경 학생은 물론 중국에서 태어난 학생들도 적지 않아, 금감원은 교육 자료를 한국어와 중국어로 병기해 제작했습니다. 현장에는 중국어 통역사가 배치돼 강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전달했습니다.
이런 세심한 준비는 이 학교가 지닌 특수성 때문입니다. 낯선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금융 정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에게 사기와 도박의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이번 교육의 목적이었습니다. 금융 교육의 출발점을 예방에 둔 셈입니다.
대리입금이 부르는 악순환
강연에서 특히 강조된 건 불법사금융의 대리입금 수법입니다. 소액을 대신 입금해주고 높은 수수료와 연체료를 요구하는 방식인데요. 호기심으로 시작한 도박이 중독을 거쳐 불법사금융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로 지목됩니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청소년 대상 체계적인 금융교육을 이어가며 올바른 금융 가치관 형성과 안정적인 금융생활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새로운 터전에서 학업에 정진하는 학생들이 우리나라 미래 인재로 성장하기를 응원한다는 메시지도 전했는데요. 제도권 금융 감독기관이 교육 현장으로 직접 걸어 들어온 이번 행보가 청소년 금융 리터러시를 얼마나 끌어올릴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