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파일럿 켠 채 주택으로 돌진한 테슬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케이티의 한 주택가에서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3일 테슬라 모델 3 차량이 도로를 벗어나 주택 외벽을 그대로 들이받았는데요. 이 충격으로 거실에 있던 70대 여성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끝내 숨졌습니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음주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며, 당시 테슬라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즉각 특별 조사에 착수하며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습니다.
테슬라 측과 운전자의 진술은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입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이 사고가 명백한 과속이라며 반박했습니다. 당시 차량 속도가 시속 117km에 달했고, 충돌 이후에도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았다는 것이 그 근거입니다. 하지만 운전자가 실제로 보조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는 차량 데이터를 통해 밝혀질 전망입니다.
50건의 사고와 3,700억 원 배상...안전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사고가 처음은 아닙니다. 미국 교통 당국은 2016년 이후 테슬라의 운전 지원 시스템과 관련된 사고 약 50건을 특별 조사 대상으로 지정해 관리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약 24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법원이 오토파일럿 관련 사고에서 테슬라의 일부 책임을 인정하고 약 3,700억 원의 배상금 지급을 명령하기도 했죠. 2023년에는 200만 대가 넘는 대규모 리콜이 진행되었으나, 이후에도 유사한 사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교통 당국은 별도로 약 320만 대의 테슬라 차량에 탑재된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안개나 강한 역광 같은 저시야 환경에서 장애물을 제대로 인식하는지를 집중적으로 검토 중인데요. 이번 사고 역시 차량이 왜 속도를 제어하지 못했는지, 장애물 인식 기능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완전자율주행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책임 공방
이번 사고를 계기로 테슬라의 제품 명칭에 대한 비판도 다시 거세지고 있습니다. 오토파일럿이나 완전자율주행이라는 이름이 마치 차가 스스로 모든 상황을 처리할 수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한다는 것이죠. 미국에서는 이와 관련한 소송이 계속 진행 중입니다. 물론 테슬라는 이들 기능이 운전자의 주의를 요구하는 보조 시스템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기술적 한계와 마케팅적 표현 사이의 간극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테슬라는 수입차 가운데 월 1만 대 이상 팔리며 독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 논란이 반복되는 건 분명한 현실입니다. 당국의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대규모 리콜이나 추가 규제가 뒤따를 수 있어, 자율주행 기술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