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선택, 인플레와의 전쟁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인데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제프리 슈미드 총재는 콜로라도 베일에서 열린 독립 커뮤니티은행 협회 연례 총회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해결을 위해 구체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임을 인정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에너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광범위한 상품과 서비스에서 물가 상승이 목표치와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노동시장이 균형을 찾고 경제 성장세가 견조한 상황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가장 큰 우려 사항이라는 설명입니다.
한국, 다시 벌어진 금리차
미국의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1.00%포인트로 벌어졌습니다. 한국은 3.00%입니다. 지난 7월과 8월 연속 인상에 나섰던 한국은행으로서는 연내 추가 인상 압박이 커진 상황입니다.
배경에는 물가가 있습니다. 지난 2분기 명목 GDP 성장률은 26.4%로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8월 소비자물가(3.1%)와 근원물가(3.4%) 모두 한은 목표치 2.0%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382.2원까지 오르고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금리 인상 명분은 더 강해졌습니다. 시장에서는 10월보다 11월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가계부채가 2천조원을 넘어선 점은 부담입니다. 한은 추산으로 금리가 0.50%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6조 5천억원 늘어납니다.
중국은 반대 방향
중국은 미국과 정반대의 사이클을 걷고 있습니다. 2분기 성장률이 4.3%에 그치며 내수 부진과 경기 둔화에 직면했고,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연간 4.5~5%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위안화가 달러당 6.7580위안까지 강세를 보인 점도 완화의 근거로 꼽힙니다.
반면 미·중 금리차 확대를 우려해 통화 완화 대신 지방정부 재정 지원과 인프라 투자에 집중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사업을 위한 특수목적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40조 달러로 불어난 점도 각국이 미 국채 보유를 줄이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세 나라의 통화정책 방향은 물가와 성장이라는 각자의 조건에 따라 갈리고 있습니다. 연준의 추가 행보와 한은의 11월 결정이 다음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