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경관 논쟁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공개하며 논란에 정면으로 대응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눈이 가려지고 숨이 막힌다"고 표현했던 재개발 계획에 대해, 오 시장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로는 그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는데요. 시뮬레이션은 정전 상월대에서 바라본 시점을 재현해 남산타워가 시야 중앙에, 세운지구 건물들이 좌측에 위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서울시는 종묘 경계 100m 내 건물에 앙각 규정을 적용해 높이를 종로변 98.7m, 청계천변 141.9m로 제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시뮬레이션 공개는 재개발 반대론자들에게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려는 서울시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읽힙니다.
도시 재생과 문화재 보존 사이
세운지구 재개발 논란의 배경에는 낙후된 도시 공간의 재생 필요성과 세계문화유산 보존이라는 상충되는 가치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세운상가는 1968년 국내 최초 주상복합 건물로 지어졌지만, 현재는 노후 건축물 97%에 소방 시설 미비 등 안전 문제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2023년에는 상가 외벽이 떨어져 상인이 부상하는 사고까지 발생했죠.
서울시는 이번 재개발로 약 5만㎡ 규모의 대형 도심공원을 조성하고 북악산-종묘-남산을 잇는 녹지축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광화문광장 3배 규모의 녹지 확보와 1만 세대 주거단지 조성으로 도심 공동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죠.
정치적 갈등과 제도적 마찰
논란은 단순한 도시계획 차원을 넘어 정치적 대립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김민석 국무총리의 비판에 대해 "국무조정실이 부처 간 갈등을 조정해야 할 역할을 오히려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특히 유네스코 등재 당시 권고 사항을 두고는 "월권"이라고까지 표현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는데요.
국가유산청은 유네스코로부터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받은 상태입니다. 유네스코 측은 고층 건물 개발로 인한 종묘 훼손을 우려하며 영향평가 실시와 사업 승인 중단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입장 차이가 뚜렷해지면서 사업 추진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향후 전망과 해결 과제
서울시의회에서는 종묘 등 국가유산 주변 고층 건물 개발 규제를 완화하는 조례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논의가 더욱 확산될 조짐입니다. 김규남 시의원은 1981년 도입된 앙각 규제가 변화된 도시 환경과 맞지 않아 시민 재산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편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하며 서울시의 접근 방식을 비판했습니다. 문화재 보존과 도시 개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이번 논란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네스코와의 협의, 중앙정부와의 조율, 시민들의 이해 확보 등 다양한 과제가 서울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