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아파트 방화, 3억 치료비 앞에 멈춘 피해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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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7월 28일 오후 12:03

발행: 2026년 7월 28일 오전 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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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 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전신 95%의 3도 화상을 입은 피해자는 무보수 봉사자 신분이라 산재 적용이 불가능하고, 3억 원이 넘는 피부 배양 이식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피의자 역시 전신 화상으로 진술이 불가해 범행 동기 규명에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수억 원 치료비, 무보수 봉사자가 짊어진 현실

지난 6월 23일 오전 8시 29분쯤 경북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방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아파트 관리비 집행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온 71세 류모 씨가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고, 이로 인해 50대 여성 입주민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특히 사회적 관심을 모은 것은 50대 여성 피해자 A 씨의 상황입니다. A 씨는 입주자대표회의의 감사 직책을 무보수로 맡아 봉사하던 중 회의에 참석했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현재 전신 95%에 달하는 3도 화상을 입고 중환자실에 있으며, 발바닥과 두피를 제외하고는 이식할 피부가 남아있지 않을 만큼 위중한 상태입니다. 의료진은 피부 배양 이식을 사실상 유일한 치료 방법으로 제시했지만, 손바닥 크기 1장당 약 350만 원, 최소 100장이 필요한 셈이라 배양 비용만 3억 원 이상에 달합니다. 추가 수술과 재활 치료비까지 더해지면 서민 가정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됩니다.

범행 동기 규명, 피의자 '전신 화상'으로 난항

경북경찰청 수사전담팀은 류 씨를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 혐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관리사무소 전·현직 직원과 경비원, 입주민 등 10여 명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피의자 휴대전화의 디지털 포렌식과 현장에서 수거된 인화물질 용기의 성분 감식을 병행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건의 핵심인 범행 동기는 쉽게 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피의자 류 씨 역시 전신 화상으로 대구의 한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의식은 있으나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여서 대면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리사무소 지하에 시너와 휘발유 등 인화물질이 보관되던 것으로 확인되어, 경위 파악에 이들 단서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보험과 제도의 사각지대, 누가 책임을 지는가

이번 사건이 드러낸 가장 뼈아픈 문제는 피해자 지원 제도의 공백입니다. 가족들은 아파트 화재 보험, 경산시 시민 안전 보험, 개인 보험, 그리고 강력 범죄 피해자 지원 제도를 모두 확인했지만 수억 원의 치료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A 씨의 아들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어머니의 치료비가 수억 원에 달한다"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등에 업은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관리사무소 직원이라면 적용받을 수 있었던 산재보험조차 무보수 봉사자라는 이유로 받을 수 없었던 것인데요. 이 때문에 일부 피해 가족들은 치료를 포기하거나 장례를 준비하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사건은 주거 시설에서 활동하는 봉사자의 안전을 누가 보장할 것인지를 묻고 있으며, 수사 결과와 함께 피해자 구제 방안 마련이 시급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