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바꾼 정상회담 일정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결국 5월 14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확정되었습니다. 당초 3월 말로 예정됐던 방중은 이란과의 전쟁 발발로 두 차례나 연기되었는데요,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기 요청을 이해하고 수락하면서 새로운 일정이 잡혔습니다. 백악관은 이번 방중 일정이 확정된 배경에 대해, 미국이 약 4~6주 내로 이란 전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란 전쟁은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긴급한 현안이지만, 중국에게는 뜻밖의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ABC 방송은 시진핑 주석이 전쟁 상황을 관망하며 회담 전까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는데요, 브루킹스 연구소도 "미국의 관심과 군사 자원이 중동으로 쏠리면서 중국은 국력 강화에 집중할 시간을 벌었다"고 지적합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전쟁을 통해 미군의 작전 방식을 세밀히 관찰, 대만 문제 등 향후 가능한 군사적 충돌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교훈을 얻고 있다고 봅니다.
협상 테이블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무역, 대만, 글로벌 공급망 등 난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무역위원회’ 창설 논의인데요, 양국의 위원회에 대한 기대는 확연히 다릅니다. 중국은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안전장치’를 원하는 반면, 미국은 중국의 과잉 생산과 강제 노동 문제를 감시하는 ‘규제 도구’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협력의 여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작부터 시각차가 크다는 점이 회담의 난관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최근 중국을 상대로 ‘301조 조사’를 재개하며 새로운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추가 관세 부과로 이어질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인데요, 이런 압박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단 2일이라는 짧은 일정 동안 실질적인 성과를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베이징 현지에서는 이번 회담을 관계 개선보다는 **악화를 막기 위한 ‘방어적 협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한국에 던지는 복합적 과제
미중 간의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 경제와 외교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직접적인 위험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상황인데요, 주한 이란 대사는 "미국과 거래하는 한국 선박의 통항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이 중동산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이 해협을 통해 조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새로운 글로벌 통상 질서의 형성입니다. 미중이 무역위원회를 통해 새로운 규범을 만들 경우, 이는 세계적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 단순히 지켜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익이 반영될 수 있도록 외교 채널을 활성화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특히 USTR의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갈 우려가 있어, 분야별로 정교한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것이急務입니다. 미중 간의 경쟁이 격화되는 만큼, 한국은 더욱 정확한 현실 인식과 유연한 전략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