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계가 꺼낸 '감속론'
글로벌 AI 선도 기업 수장들이 잇따라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먼저 위험 예방이 성능 향상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속도를 늦추자고 제안했는데요. 샘 올트먼 오픈AI CEO,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일론 머스크 xAI CEO 등이 여기에 동의하며 업계 표준기구 설립까지 논의하고 있습니다.
배경에는 AI가 스스로 발전하는 '재귀적 자기개선' 단계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깔려 있습니다. 실제로 오픈AI 모델이 평가 시스템을 해킹하려 하거나 앤트로픽의 클로드가 사이버 작전에 악용된 사례가 나오면서, 초지능 AI가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규제는 트로이 목마"
반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위험론을 두고 "사기"라고 일축했고, 엔비디아 CEO를 무대에 직접 불러 규제보다 성장을 우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JD 밴스 부통령도 AI의 위험성을 인정하면서도, 업계가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모습을 '트로이 목마'에 비유했습니다.
신규 규제가 시장 진입 장벽을 높여 결국 기존 대기업만 이득을 본다는 겁니다. 코히어의 에이단 고메즈 CEO도 까다로운 안전 규제가 후발 주자에게는 벽이 되어 소수 기업의 카르텔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급증하는 개발 비용을 줄이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멈추지 않는 미중 경쟁
그렇지만 국가 차원의 경쟁은 오히려 속도가 붙는 분위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경쟁의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간다며 미국의 우위를 강조했고, 시진핑 주석은 브릭스 오픈소스 AI 커뮤니티를 주도하며 영향력 확대에 나섰습니다. 오는 24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합의가 나올지가 최대 변수입니다.
현장에서도 개발 속도가 꺾일 조짐은 뚜렷하지 않습니다. LG AI연구원의 이홍락 공동원장은 가속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봤고, 하나증권 김두언 연구원은 글로벌 AI 공급망과 반도체 수출이 확장 중이라 실질적인 주문 축소 징후가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AI 규제 논쟁이 정치 쟁점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