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 국회 앞 삭발, 글로벌허브법 촉구하며 불붙은 정치 공방

문조s뉴
39개의 관련 기사

7달 전 수정 · 2026년 3월 24일 오후 10:23

발행: 2026년 3월 23일 오후 12:17

요약 생성중...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촉구를 위해 국회 앞에서 22년 만에 삭발을 단행했다. 이 극적 행보는 2년간 표류한 법안에 대한 강력한 항의로, 민주당 지도부의 특별 지시와 법안 소위 통과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법안 통과의 공을 둘러싼 여권 내 공방과 지역 간 형평성 논란으로,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극단적 선택의 정치적 무게

국회 본관 앞에서 가위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2004년 정계 입문 이후 22년 만에 삭발을 단행한 겁니다. 부산을 글로벌 물류·금융 허브 도시로 만들기 위한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행보였는데요. 평소 온건하고 합리적인 이미지로 알려진 박 시장의 이 극단적인 선택은 2년 가까이 국회에서 표류해 온 법안에 대한 강력한 항의이자 정치적 절박함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는 “부산 시민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결연한 마음으로 삭발한다”고 밝히며 민주당의 협조 부족을 직접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이 삭발은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선 정치적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박 시장의 행동은 지방선거를 약 70여일 앞둔 시점에서 이루어졌고,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서 선명성을 강조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도 풀이됩니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에서는 보수층 결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중도층의 반발이나 과도한 상징성에 대한 비판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법안을 둘러싼 정치적 각축전

박형준 시장의 삭발은 정치권에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삭발 다음 날인 24일, 더불어민주당의 전재수 의원(부산시장 예비후보)이 국회를 찾아 한병도 원내대표를 면담했습니다. 전 의원은 자신이 공동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건의했고, 한 원내대표는 법안을 당의 우선순위에 두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어 정청래 대표는 한병도 원내대표에게 법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는 특별 지시까지 내렸습니다. 민주당 지도부의 빠른 움직임은 박 시장의 삭발이 만들어낸 정치적 압박이 실질적인 협상 테이블로 이어졌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표면적인 협력 의사와는 별개로, 당 내부에서는 팽팽한 입장 차이가 존재합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2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부산 외 다른 지역에 대한 제정법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법안 처리 보류를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당내 다른 목소리는 ‘이유 없는 반대’라고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법안 통과의 공을 누가 가져가느냐를 둘러싼 여권 내 공방 역시 뜨겁습니다. 전재수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의 전폭적 지원을 약속받았다고 강조한 반면, 주진우 의원은 법안 지연의 원인을 전 의원의 정치적 의도에서 찾으며 맹비난하는 등 갈등 구조가 노정되었습니다.

2년간 표류한 법안의 무게

이 모든 논쟁의 중심에 있는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은 과연 어떤 내용일까요? 이 법안은 부산을 해운, 항공, 철도, 도로가 결합된 국제물류특구이자 국제금융특구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면세 혜택 제공, 외국인 투자 유치 지원, 외국인학교 설립 지원 등 다양한 특례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데요. 22대 국회에서 부산 지역 여야 의원이 함께 낸 ‘1호 법안’으로, 부산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법안으로 평가받습니다.

문제는 발의 후 거의 2년이 지났음에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소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해 왔다는 점입니다. 박형준 시장은 이에 대해 “다른 지역의 특별법은 논의가 진행되는데 유독 부산만 소외되고 있다”며 차별적 대우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비슷한 성격의 전북특별법이나 강원특별법 개정안이 이미 상임위를 통과한 상황과의 대비는 논란을 더욱 부채질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주도해 발의했고 민주당 소속 전재수 의원이 공동 발의에 참여한 초당적 법안이었지만,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협력 구도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분석됩니다.

박 시장의 삭발과 이어진 정치권의 움직임으로 법안은 마침내 24일 행정안전위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하며 본격적인 처리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나 법안 통과까지의 길은 여전히 순탄치 않아 보입니다. 지역 간 형평성 논란,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공방, 그리고 법안의 공을 누가 차지할 것인지에 대한 여권 내 경쟁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삭발 한 번으로 촉발된 이 정치적 소용돌이는, 하나의 지역 발전 법안이 어떻게 선거 국면의 주요 쟁점으로 둔갑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