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분의 지연, 드러난 대응 공백
이태원 참사 4주기를 앞두고 특별조사위원회의 중간보고가 나왔습니다. 참사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가 행정안전부를 거쳐 관계 기관에 전파되기까지 55분이 걸렸습니다. 특조위는 이 지연이 부처의 책임을 피하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고 봤습니다.
경찰은 인파 관리 대신 마약 단속에 인력을 집중했고, 참사 전 접수된 112 신고 11건에는 출동하지 않았습니다. 용산구의 불법 구조물 방치와 행안부의 지휘 공백, 대통령실의 컨트롤타워 부재도 지적됐습니다. 참사 직후 ‘참사’와 ‘희생자’를 ‘사고’와 ‘사망자’로 바꾸려 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책임 규명과 유가족의 목소리
특조위는 다음 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최고위급 인사에 대한 직접 조사를 추진합니다. 조사 기간은 내년 9월까지 연장됐고, 추가 고발과 수사 요청도 예고됐습니다. 책임 소재를 넘어 재난 대응 체계 전반을 손보겠다는 겁니다.
반대로 유가족의 평가는 엄혹합니다. 27일 수원 간담회와 보고회에서는 새로 밝혀진 사실이 적고 사전 설명과 질의응답이 부족했다는 항의가 나왔습니다. 구조 활동 뒤 트라우마를 겪다 숨진 160번째 희생자의 유족은 국가가 구조자에 대한 조사와 상담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상 규명의 속도보다 유가족이 납득할 설명이 먼저라는 목소리입니다. 용산구 공무원노조도 현장 공무원 개인보다 시스템의 문제를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억식, 그리고 남은 숙제
오는 29일 오전 10시 29분 광화문광장에서는 희생자 160명을 기리는 4주기 기억식이 열립니다. 정부와 정당, 국회, 주한 외교단, 시민단체 등 1,000여 명이 참석하고, 방한한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35명도 자리합니다. 기억식은 추모를 넘어 국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세우겠다는 약속의 자리입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유가족협의회를 만나 특조위 연장과 예산 확보, 추모재단 준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남은 과제는 적지 않습니다. 12월 직접 조사와 유가족이 요구한 정보 공개가 참사의 진정한 마무리를 가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