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16년 만에 최저치…고환율에 경제 전반 위기감 확산

마노v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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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24일 오전 11:17

발행: 2025년 11월 23일 오전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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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실질실효환율이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과 개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 증가 등 구조적 자금 유출이 주원인으로 지목되며, 고환율은 항공·철강 등 원자재 수입 의존 업종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습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환율 안정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당분간 환율 불안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환율 1470원대 고공행진

원화 가치가 급락하며 외환시장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원화 실질실효환율(REER)이 89.09를 기록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를 넘나들며 1500원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인데요. 이런 급격한 원화 약세는 단순한 환율 변동을 넘어 경제 전반에 적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증시는 오히려 호조를 보이고 있고 경상수지도 2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지만, 환율만은 고공행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가와 환율이 따로 노는 '디커플링'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시장의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의 구두 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어 정부의 대응 능력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는 모습입니다.

구조적인 자금 유출이 주원인

이번 원화 약세의 핵심 원인은 구조적인 자금 유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보고서에서 "원화 약세가 단순한 사이클이 아닌 구조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는데요. 올해 1~9월 동안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가 718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국민연금과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증가가 원화 약세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기업들의 달러 환전 감소 현상도 원화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현지에 두는 기업들이 늘면서 원화 수요는 줄고 달러 수요는 늘어나는 구조적 문제가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일본 엔화의 지속적인 약세도 원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

고환율이 경제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항공, 철강, 정유 등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들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평균 손익분기점 환율은 1,334원 수준인데, 현재 환율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환율이 100원 오를 때마다 항공사들은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 압력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물가지수는 2.4% 상승했고, 이는 1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결합된 '3고(高)' 현상이 지속되면서 서민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관광업계에서는 원화 약세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책 대응과 향후 전망

정부와 한국은행은 환율 안정을 위해 비상 모드에 들어갔습니다.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한 관계 부처 회의가 열려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며, 국민연금의 환헤지 동원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다만 국민연금 동원은 노후 자금 수익 감소를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27일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앞두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환율이 1500원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유동성을 더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부담스러운 선택지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원·달러 환율이 1540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점치고 있어, 당분간 환율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어 경제 대응이 정치적 논리에 휘말릴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