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국’ 선언과 유화적 답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이자 ‘영원한 적’으로 규정하며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오히려 유화 기조를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2월 26일 수석보좌관회의와 기자 간담회에서 이어진 일련의 발언에서, 대통령은 북한의 강경한 언사에 대해 **“오랜 기간 쌓인 적대 감정을 일순간에 없앨 수 없다”**며 현실을 직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신 ‘한술 밥에 배부르랴’는 속담을 인용하며, 신뢰 구축에는 꾸준한 대화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반복해 강조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9·19 군사합의 복원 등 선제적 유화 조치를 폄훼한 데 대한 직접적인 반박이면서도, 동시에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과거 강경 정책에 대한 성찰적 질문
이 대통령 발언에서 눈에 띄는 점은 과거 정책에 대한 성찰적 태도입니다. 그는 “지금까지의 대북 모욕 행위나 위협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민국 국익과 안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 되새겨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과거 정부들의 대북 강경 노선이 실효성이 있었는지 근본적으로 묻는 질문입니다. 과거 대결과 전쟁을 향해 질주하던 시대를 청산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북 3대 원칙’(북한 체제 인정, 흡수통일 불추구, 적대행위 불추구)을 재확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새로운 접근법의 기초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도전과 전망
현재의 도전은 명확합니다. 북한은 대화의 문을 굳게 닫았고, 남북 간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가 제시하는 해법은 ‘인내’와 ‘지속적 노력’입니다. 대통령은 관계 개선을 위한 책임이 ‘남탓’이 아닌 우리 스스로에게 있다고 강조하며, 정부가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화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핵심은 북한의 도발에도 굴하지 않고 대화의 작은 틈새라도 찾아내는 ‘틈새 찾기’ 외교를 지속하는 데 있습니다. 물론 이 접근법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북한이 4월 북-미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 주목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조적 평화를 도래시키기 위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평화 프로세스가 다시 움직이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되지만, 정부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