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 사이 번진 불
지난 20일 오전 11시 54분부터 낮 12시 1분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신명빌딩과 한양빌딩에서 연쇄 방화가 발생했습니다. 중상 5명, 경상 14명 등 19명이 다쳤고 1명은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습니다. 짧은 시간에 두 건물로 번진 화재였지만 시민들의 신고와 구조가 피해를 줄였습니다.
119 녹취록에는 “불을 질렀어요” 같은 긴박한 신고가 담겼습니다. 옆 족발집 사장은 가스를 끄고 구조를 도왔고, 피자 가게 직원과 배달 라이더는 혼잡한 도로에서 차량을 정리했습니다. 위험한 순간의 판단이 인명 피해를 줄인 겁니다.
피의자가 주장한 동기
경찰은 70대 이모씨를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이씨는 “특허법인이 허위 등록증을 발급해 나를 속였다”며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4년 전에도 같은 법인에 휘발유를 뿌려 처벌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사기 혐의가 ‘혐의없음’으로 끝난 뒤에도 같은 대상을 찾았다는 점이 수사의 출발점입니다.
이씨는 2차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했습니다. 법원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판사가 피해자에 대해 묻자 이씨는 “미안하지만 내가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피해 의식과 현실 인식의 간극이 동기를 이해하는 열쇠로 떠올랐습니다.
프로파일러가 보는 것
경찰은 범행 동기와 심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했습니다. 프로파일러는 반복 주장이 억울함인지 집착이나 망상인지 분석할 예정입니다. 방화 직전 특정인을 찾았다는 진술을 토대로 살인미수 혐의 추가 적용 여부도 검토합니다. 왜, 누구를 겨냥했는지를 밝히는 절차인 셈입니다.
수사는 피해자 인터뷰와 현장 감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피해 주장이 폭력으로 번진 사례로 남을 수 있다고 봅니다. 반복된 민원과 고소가 제도 안에서 충분히 다뤄졌는지도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 사이의 균형이 남은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