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대신 탄천을 꺼낸 오세훈 시장
서울 주택 공급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용산공원 개발을 두고 정부와 서울시가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공원을 미래 세대를 위한 녹지로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대안으로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활용한 청년 특화 산업단지 조성을 제안했습니다. 이 구상에는 세텍과 동부도로사업소 부지를 연계해 약 1만에서 1만 3천 호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이에 대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공주택 중심으로 타당성을 검토하겠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측은 물재생센터 이전 부지가 없는 상태에서 나온 구상이라며 허황된 주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탄천 부지를 개발하려면 센터를 옮길 공간을 먼저 확보해야 하는데, 이것이 실현 가능성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인 것은 사실입니다.
500세대 미만 정비사업, 누가 허가할까
용산 논란과 맞물려 500세대 미만 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권한을 서울시에서 자치구로 이양하는 방안도 큰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의 심의 단계가 병목 현상을 일으킨다며, 자치구로 권한을 넘겨 공급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전체 정비구역의 41퍼센트가 해당 규모라는 점을 들어 속도전의 필요성을 강조했죠.
반면 오세훈 시장은 이를 정치적 목적의 권한 재배분이라며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오 시장은 현재 서울시의 통합심의 기간이 한 달에서 석 달 내에 끝나는데, 자치구는 전문 인력이 부족해 오히려 혼선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25개 자치구마다 기준이 달라져 주민들 사이에서 형평성 논란이 심하게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민주당은 서울시 가이드라인과 자치구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통해 난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맞받아쳤지만, 오 시장은 이를 근거 없는 뇌피셜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속도와 질 사이에서 균형 찾기가 과제
이번 갈등의 핵심은 주택 공급의 속도와 질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을 것인가입니다. 마강래 중앙대 교수는 권한 이양이 행정 역량 부족으로 인해 쪼개기 개발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도시계획과 건축, 교통, 환경 등 여덟 가지 분야의 통합심의를 25개 자치구가 모두 감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죠.
서울시는 통합심의 기간이 전체 사업 기간의 2.7퍼센트에 불과하다며, 권한 이양이 실제로 공급 속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하다고 반박했습니다. 당장 정치적 대립이 격화되는 사이에 청년과 서민을 위한 실질적인 주거 대책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앞으로 용산과 탄천, 그리고 소규모 정비사업을 둘러싼 여야와 정부 간의 협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