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를 둘러싼 5·18 역사 논쟁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연 '5·18 민주화운동 재조명 포럼'이 정치권의 거센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해당 행사에서 일부 참석자가 5·18을 '소요 사태'라고 표현하고 전두환 신군부를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 사안은 단순한 학술 행사를 넘어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 가치를 둘러싼 여야의 중대한 대립으로 번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희생자와 유족에게 가하는 2차 피해라고 규정했습니다. 당은 이주희 의원과 안도걸 시당위원장 등 20여 명의 명의로 이진숙 의원에 대한 제명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했는데요. 한병도 원내대표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 제명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징계안과 '다수결 폭정' 공방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이를 '다수결의 폭정'이자 '의회 전체주의'라고 비판했습니다. 헌법상 제명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과반 의석만으로 직무를 정지시키려는 것은 사실상 제명 효과를 노린 위헌적 발상이라는 겁니다. 나 의원은 특정 의원을 겨냥한 표적 입법이며, 국회의원의 심의 및 표결권을 침해하는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진숙 의원 측도 해당 발언은 참석자의 개인 견해일 뿐이라며 폄훼 의도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반대로 손솔 진보당 의원은 해당 포럼이 대한민국 헌법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라며 이진숙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5·18 기념재단과 유족회, 부상자회 등 관련 단체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항의 방문하며 장동혁 대표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장 대표는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징계 성립 벽과 정치적 전망
실제 징계 성립은 여러 현실적 제약에 막혀 있습니다. 우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아직 구성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제명을 위해서는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민주당 의석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벽을 넘기 위해 민주당이 이용우 의원이 발의한 직무정지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역시 과반수 의결로 가능해질 텐데요. 물론 이를 두고도 위헌 논란과 정치적 공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번 사태는 역사 인식이라는 민감한 화두와 국회의원의 표현 자유, 그리고 다수당의 입법 권한이라는 복잡한 문제가 뒤엉켜 있습니다. 민주당은 역사적 진실을 지키는 선에서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학술 토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독재적 행태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앞으로 윤리위 구성 여부와 국회법 개정안 처리 과정을 두고 여야의 강 대 강 대립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