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가족의 선택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이 박재현 대표의 연임을 공개 지지하며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는 최대주주인 신동국 회장과의 갈등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읽힙니다. 송 회장은 전문경영인이 독립적으로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특정 개인의 전권 운영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습니다. 이번 선언은 단순한 지지 이상으로, 그룹 내 실질적인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공식적인 표 대결의 서막을 알리는 겁니다. 곧 열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 대표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어서, 향후 몇 주 간의 표 모으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외부 대주주에서 내부 갈등으로
한미약품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부터 화학기업 OCI가 한미약품 지분을 확보하며 경영에 개입하려 시도하자, 임성기 회장 측은 이를 적대적 M&A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해왔습니다. 당시 임 회장 측은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경영 투명성 제고로 맞섰고, OCI는 기업 가치 상승과 주주 이익 극대화를 명분으로 삼았죠. 이 외부와의 갈등 위에서, 최근에는 그룹 내부의 균열이 더해지며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회장, 라데팡스 파트너스가 결성했던 '4자 연합'은 송 회장의 이번 지지 선언으로 사실상 와해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결국 한미약품의 분쟁은 외부 세력의 경영 개입에 대한 방어전에서, 창업주 가족과 최대주주 간의 내부 주도권 쟁탈전으로 성격이 변모한 셈이죠.
주총을 향한 질주
양측은 이미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 확보에 나섰습니다. 신동국 회장은 지분율을 29.83%까지 높이며 유리한 고지에 선 상태입니다. 반면 송영숙 회장 측은 임성기재단 지분을 포함해 약 25.58%의 의결권을 확보하고 있는데요. 승부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선택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송 회장 측은 전문경영인 체제의 독립성 유지와 지배구조 선진화를 주요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불거진 사내 성비위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도덕적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죠. 이는 성비위 의혹과 관련된 논란에서 신 회장과 자신을 분리하며, 도덕적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주총은 단순한 대표이사 선임을 넘어, 한미약품그룹의 중장기 지배구조와 경영 철학을 결정할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결과에 따라 국내 제약업계의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