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파병 둘러싼 정부의 외통수
최근 우리 국적 상선 피격 사건 이후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가 이재명 정부의 최대 외교적 난제로 떠올랐습니다. 미국은 파병 결정 시한을 11월까지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요. 반면 정부 안에서는 단순한 찬반을 넘어 국익과 안보 이익을 저울질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파병을 둘러싼 외부 압박과 내부 반발이 동시에 터져 나오면서, 청와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겁니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과 갈라진 여권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호르무즈 파병 반대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참여연대와 자주통일평화연대 등 540여 개 단체가 참여했고, 수천 명의 시민이 주한미국대사관을 거쳐 청와대까지 행진했는데요. 이들은 헌법 정신과 생명의 가치를 내세우며 정부의 단호한 거부를 촉구했습니다. 여론조사에서도 파병 반대 여론이 우세했고, 민주당 지지층의 상당수가 반대 입장을 보일 정도로 범여권 내 갈등도 심각합니다. 당장 대통령 지지 기반에서조차 파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의 결단이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전투 부대가 아닌 제3의 길은 없을까
정부는 국방부 실사단의 현지 보고를 바탕으로 조만간 NSC에서 큰 방향을 잡을 예정입니다. 한미동맹 유지와 원유 수입 경로 확보라는 국익이 있지만, 이란의 적대 행위 선언과 헌법적 명분 부족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전투 부대 파병이나 다국적 연합체 참여, 비용 지원 같은 제3의 대안이 거론되기도 하는데요. 23년 전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보다 변수가 많은 이번 사안은, 이재명 정부 실용 외교의 진가를 보여줄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