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브레이커 속 엇갈린 투자 심리
코스피가 최근 한 달간 33% 급락하며 시장의 공포심이 커졌습니다. 특히 지난달 말에는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지수가 연달아 밀렸는데요. 하지만 이런 혼란스러운 장세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기회를 찾았습니다.
일부는 먹고 마시는 음식료주에 몸을 숨겼고, 다른 일부는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베팅하며 반등을 노렸습니다. 완전히 다른 성향의 두 투자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급락장의 복잡한 단면도가 드러났습니다.
음식료주가 보여준 방어력
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을 때 가장 먼저 주목받는 건 방어주입니다. 코스피 음식료·담배 지수는 최근 한 달간 4% 상승하며 대표적인 안전지대 역할을 해냈는데요. 환율 하락과 내수 판가 인상이라는 우호적 환경이 맞물렸고, 꾸준한 해외 실적 성장이 다시 투자 포인트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방한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1,071만 명을 기록했고, 이들의 누적 카드 소비액은 51% 증가한 10조 원에 달했습니다. 외국인 관광 소비 중 식음료업 비중이 15%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내수 시장 활성화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업종 평균 PER이 12배 수준으로 실적 성장과 주주 환원 강화 흐름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은 편입니다.
폭락장을 노린 공격적 베팅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오히려 폭락을 반등의 서막으로 보고 공격적인 레버리지 상품에 뛰어들었습니다. 코스피가 28일 10% 넘게 밀린 날과 29일 서킷브레이커가 재발동된 날,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인 SOXL에만 이틀간 약 1조 1천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이달 들어 29일까지 SOXL 순매수 결제 규모는 약 26억 달러에 달했고, 국내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도 같은 기간 약 1조 원이 순유입됐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과거 반도체주 급락 이후 반등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급락 후에는 언젠가 반등이 온다는 기대감에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겁니다.
시장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
사실 급락장에서 방어주를 선택하든 레버리지 상품에 베팅하든, 모두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은 아닙니다. 음식료주를 선택한 투자자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실적의 가시성을 중시한 것이고, 레버리지 ETF를 산 투자자들은 단기 반등 가능성에 기대를 건 것입니다.
다만 레버리지 상품은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만큼 손실 위험도 크게 확대됩니다. 과거의 반등 경험이 이번에도 그대로 적용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시장이 어느 쪽으로든 극단적으로 기울어질 때, 투자자들의 성향은 더욱 선명해지는 법입니다.
현재 코스피 음식료 업종의 저평가 논리와 레버리지 상품의 급증하는 거래량은, 같은 급락장을 바라보는 두 가지 해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시장 흐름이 어느 쪽의 예상을 뒷받침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