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최악 산불, 국경 넘은 연무
2026년 10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와 수마트라를 중심으로 11년 만의 최악 산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엘니뇨로 건조한 날씨가 길어지면서 9월까지 피해 면적은 200만 헥타르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기와 연무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동티모르까지 확산되면서 대기질이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싱가포르는 연무 사태에 연루된 기업 제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환경청과 증권거래소는 상장사 7곳에 해명을 요구하며 산불과 기업 활동의 연관성을 조사 중입니다. 말레이시아는 대기질 위험 수준에 따라 학교 휴교와 온라인 수업 전환을 준비하고, 인공 강우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국경을 넘는 환경 재난이 외교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대목입니다.
취임 2주년 맞은 대학생들, 거리로
자카르타와 반둥, 족자카르타, 마카사르에서는 대학생과 시민단체가 시위에 나섰습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산불 대응을 자연재해가 아닌 정치적 재해로 규정하고, 국가 재난 선포를 요구한 겁니다. 이들은 부패와 친인척 우대, 군인의 정치 진출 확대도 비판했습니다.
경제 문제도 핵심 쟁점입니다. 루피아화가 급락하고 자카르타 종합지수가 11.1%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커졌으며, MSCI는 인도네시아를 글로벌 지수에서 제외할 가능성까지 경고했습니다. 시위대는 산불과 홍수의 국가재난 지정, 기업 책임 강화, 경제정책 수정, 교육·의료 비용 인하를 요구했습니다.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확대에 따른 재정 부담도 논쟁거리로 떠올랐습니다.
정부 대응과 남은 과제
정부는 산불을 국가 재난으로 선포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환경 단체와 시위대는 대응이 늦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진화와 예방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논쟁의 초점은 산불 대응뿐 아니라 재정 운용과 정치 개혁까지 옮겨간 모습입니다.
여론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SMRC 조사에서 프라보워 대통령의 국정 수행 만족도는 44.5%, 불만족은 53.4%로 나타났습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취임 후 일곱 번째 개각을 단행했고, 2029년 대선을 앞둔 정당들도 정책 방향을 재검토할 전망입니다. 산불 진화와 경제 안정, 정치 개혁 요구가 맞물리면서 인도네시아 정부의 대응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