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없는 공소청, 재판은 더 길어질까
2026년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법조계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습니다. 검찰의 수사권이 완전히 분리되면서 공소청이 출범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재판부가 수사 기능까지 떠맡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록만 보는 검사와 수사하듯 심리하는 판사라는 역전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경찰 기록에 의존해 공소를 유지해야 하는 검사들이 늘어납니다. 당연히 수사 단계의 빈틈은 재판으로 넘어오게 마련인데요. 증인신문이 늘어나고 쟁점이 정리되지 않으면서 재판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참여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서혜진 변호사는 피해자의 지위를 검사에 준하는 위치로 격상시키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절차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피해자 권리 확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공판 검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공소청 내에 피해자 지원 컨트롤타워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요. 반대로 사법의 민영화 우려도 있습니다. 경제력에 따라 대응 능력이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재판부가 피해자의 의사를 세심하게 확인하는 제도적 보완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신속성과 충실한 심리 사이
재판부는 또 다른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수사 단계의 법률적 검토 기능이 약해지면서 재판부의 부담이 늘어나고, 심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충실한 심리를 위해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행법상 구속기간은 1심과 2심에서 각각 6개월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피고인이 석방되면 재판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거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연방법원 사례처럼 주거와 이동을 제한하는 조건부 구속 및 석방 제도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중대한 위법 수사나 소추 재량권의 현저한 일탈 등이 공소기각 사유로 추가되었는데, 기준이 모호해 법정 공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과제입니다. 공소기각 후 상급심에서 파기 환송되면 사건 처리 기간이 훨씬 길어지고 피고인의 법적 불확실성도 커집니다.
한편 법원의 사법적 통제 범위는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내년 2월부터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등에 대해 재정신청이 허용되어 법원이 불기소 처분을 직접 검토하게 됩니다.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법관이 의견을 듣는 사전 심문 제도 도입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공소청 직제안 놓고 여야 대립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을 코앞에 두고 정치권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법무부가 내놓은 공소청 직제개편안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는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는데요. 현행 검사 정원 2,292명을 그대로 유지하고 사법통제부를 신설하려는 점이 핵심 쟁점입니다. 정청래 의원은 수사 관련 기능과 인력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 검사의 수사권이 부활할 수 있다는 오해를 남긴다고 비판했습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도 검사 수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용민 의원은 통제 대상이 타 기관을 통제하겠다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대범죄수사청 초대 청장으로 지명된 김지용 후보자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 수사권 축소 입법에 공개 반대한 바 있어 개혁 취지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청문회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개혁의 큰 틀은 확고하지만 세부 제도와 인선을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