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끌어올린 깜짝 성장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분기 대비 1.0% 늘었습니다. 시장 예상 0.8%와 한은 전망 0.3%를 크게 웃도는 수치인데요. 반도체 수출 호황과 설비투자 확대, 정부 지출이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수출은 2.3%, 설비투자는 4.1% 증가하며 성장의 중심에 섰습니다. 4분기 성장률이 0%여도 연간 3.6% 안팎 성장이 확실시되고, 1인당 국민총소득도 12년 만에 4만 달러대 진입이 확정됐습니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4만4천 달러, 2028년 5만2천 달러까지 내다봤습니다.
4년 만에 꺾인 민간소비
성장의 온기가 가계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문제로 꼽힙니다. 3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2% 줄며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주식거래대금 감소와 완성차 파업, 고유가 피해지원금, 가전 환급 행사 등이 겹친 영향인데요. 정부소비가 1.9% 늘어난 것과 대조적입니다. 증권사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3.8~3.9%로 올렸지만, 민간소비 전망은 1.9%로 낮췄습니다.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과 배당이 고소득층에 집중되면서 소비 회복의 온기가 계층별로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양극화 넘어설 정책 과제
정부는 반도체와 비반도체 부문 간 양극화를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초과세수를 단기 지원에 쓰기보다 비반도체 설비와 연구개발,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에 투입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공지능 대전환과 청년 고용, 경직적인 노동규제 개선도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한은과 일부 전문가는 연말 배당과 내년 초 성과급이 소비 회복을 돕고, 실질소득이 양호해 일시적 부진에 그칠 수 있다고 봅니다. 반대로 금리 인상과 자산가치 하락이 소비심리를 누를 수 있다는 경계도 만만치 않습니다. 4만 달러 시대의 성과가 살림살이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