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강제 수사로 나선 수사본부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돌입했습니다. 지난 1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경기 가평의 통일교 성지 ‘천정궁’을 비롯해 용산 서울본부,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임종성·김규환 전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 서울구치소 등 총 10곳을 대상으로 15시간에 걸친 대규모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이는 김건희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지 불과 닷새 만에 이루어진 속전속결식 조치입니다. 수사팀은 통일교의 2018년 전후 회계자료와 각종 전산 자료,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지만, 핵심 물증으로 지목된 명품 시계는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압수수색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을 넘어서는 객관적 물증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됩니다.
구체화된 혐의와 피의자들의 강력 부인
경찰이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에는 구체적인 혐의가 적시되어 있습니다. 전재수 전 장관은 2018년 윤영호 전 본부장으로부터 현금 2천만 원과 천만 원 상당의 고가 시계를 수수한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임종성·김규환 전 의원은 각각 2020년 총선 무렵 3천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또한, 한학자 통일교 총재는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금품을 제공한 공범 혐의로 피의자 신분이 됐습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압수수색 직후 “통일교로부터 그 어떠한 금품수수도 절대 없었다”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그는 2018년 통일교 행사 참석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고향에서 벌초 중이었다고 해명하며,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세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규환 전 의원 역시 “불법적인 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오락가락 진술과 물증 확보의 쟁점
수사의 가장 큰 변수는 핵심 증인인 윤영호 전 본부장의 진술입니다. 그는 특검 조사 당시 전 의원 등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결심 공판에서는 이를 번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 수사의 관건은 윤 전 본부장의 ‘오락가락’하는 진술을 보완할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특히 주목받는 물증은 고가 시계와 지난 7월 특검팀이 천정궁에서 발견한 280억 원 상당의 현금 뭉치와의 연관성입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2021년 이후가 아닌 2018년 무렵의 더 오래된 회계자료를 확보함으로써 자금 흐름 추적에 새로운 실마리를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2018년 금품 전달 의혹의 경우 시효가 이달 말로 만료될 가능성이 있어 경찰의 신속한 수사가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경찰은 이에 대비해 뇌물죄(공소시효 15년) 적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사 당국은 확보된 방대한 압수물을 분석한 뒤, 관련자들의 소환 조사를 본격화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