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에도 오세훈 5선...재선거 외치던 보수의 급변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서울 일부 투표소에 투표용지가 떨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개표가 지연되고 참정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자, 국민의힘은 선관위를 항의 방문하며 재선거를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당시 장동혁 대표는 이번 사태를 헌정 참극으로 규정하고, 선거가 이미 오염되었다며 결과 인정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예측을 뒤집고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 5선에 성공하자, 국민의힘의 대응 기류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당은 재선거 요구를 철회하고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으로 전환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SNS를 통해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며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태도 변화는 강성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큰 반발을 낳았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지면 부정선거, 이기면 침묵이라며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고, 일각에서는 특정 세력과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확산되었습니다. 결과에 따라 입장을 바꾼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보수 진영 내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교차투표...유권자들이 분리한 광역과 기초 단체장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주목할 점은 이례적인 교차 투표 현상입니다. 민주당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17곳의 구청장 자리를 차지하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정원오 후보가 패배하고 오세훈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정원오 후보는 자신의 텃밭인 성동구와 민주당 강세 지역인 은평구에서도 구청장 당선자보다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오세훈 후보는 영등포와 동작구 등에서 정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는 유권자들이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의 역할을 분리해 투표한 결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이 각자의 기호에 맞춰 입체적으로 선택지를 골랐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서울 유권자들의 정치적 성향이 단순화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권 위기와 한동훈 복당...선거 후폭풍이 불안정한 보수
선거 다음 날부터 국민의힘 내부에는 후폭풍이 이어졌습니다.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한 의원들은 장동혁 대표에게 패배 책임을 물어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우재준 의원은 부산시장 선거에 영향을 준 과도한 에너지 소진을 지적했고, 박정훈 의원은 지도부 전체가 함께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의동 당선자도 장 대표가 거취를 표명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장 대표 측은 당내 갈등 극복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유임론과 책임론이 맞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무소속으로 부산에서 당선된 한동훈 의원이 국회에 첫 등원하며 본격적인 의정 활동에 나섰습니다. 유의동 의원은 한 의원의 복당을 통해 보수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야 이재명 정부를 견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이번 선거는 선관위 책임 규명과 함께 보수 진영의 재편이라는 두 과제를 던졌습니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의 대국민 사과가 예정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특검과 국정조사를 압박하고 있지만 당내 갈등과 대표 거취 문제를 먼저 정리하지 못하면 정치적 동력을 모으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