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물가·경기 '이중고'…KDI '하방위험 확대' 경고

서마연k
5개의 관련 기사

7달 전 수정 · 2026년 4월 8일 오전 8:20

발행: 2026년 4월 8일 오전 8:20

요약 생성중...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폭등이 국내 물가 상승을 촉발하며 경제 회복 흐름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KDI는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었다며 우려를 표명했고, 물가 부담은 소비자와 기업 심리를 위축시켜 내수와 투자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수출 차질과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치며 경제 전반에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회복 기대를 뒤집은 중동 충격

올해 초만 해도 한국 경제는 뚜렷한 회복 기류를 타고 있었습니다. 2월 전산업생산이 증가했고, 반도체 수출은 급증하며 성장의 토대를 다지고 있었죠.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도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3월 중동 지역에서 발발한 전쟁은 이 희망적인 전망을 순식간에 뒤흔들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경기의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충격 이후 약 1년 만에 등장한 강력한 경고 표현으로, 상황이 심각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위험 신호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국제 유가의 폭등입니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두바이유 가격은 불과 몇 달 새 두 배 이상 뛰었고, 이는 국내 석유류 물가 급등으로 바로 이어졌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를 기록했으며,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함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이 충격이 우리 경제의 회복 동력을 위협하는 본격적인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는 겁니다.

유가 급등이 물가에 미치는 메커니즘

유가 상승의 영향은 주유소 휘발유 값 인상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운송 비용이 오르면 모든 상품의 유통 단가가 올라가고, 공장의 생산 비용도 증가합니다. 겨울이 지나면 잦아들었을 난방비 부담도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다시 커질 수 있습니다. KDI는 이러한 비용 상승 압력이 석유류를 넘어 다른 품목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공급망 불안이 지속된다면, 현재의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런 물가 불안은 당연히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를 위축시킵니다. 실제로 3월 이후 기업의 업황 전망 지수(BSI)와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가계의 입장에서는 동일한 금액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줄어드는, 즉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오르면 필수 비용 지출에 예산이 더 많이 할당되면서, 다른 소비나 저축은 자연스럽게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 위축에서 투자 차질까지

중동발 충격의 영향은 내수 소비를 넘어 수출과 투자 영역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전쟁 지역과의 물류 차질로 인해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이 급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더욱이 건설 자재의 원자재 수급과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건설 투자 회복을 방해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 마디로 수출, 소비, 투자라는 경제성장의 세 가지 기둥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복합적 위기인 셈입니다.

금융시장의 반응도 냉랭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가 이어지고 국고채 금리는 오르면서 시장 불안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금융시장의 동요는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실물 경제의 위축을 가속시킬 수 있는 또 다른 고리입니다. 일각에서는 고물가와 경기 둔화를 동시에 막기 위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재정 건전성 문제와 맞물려 쉽지 않은 선택지가 될 전망입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전쟁의 향방과 국제 유가에 크게 좌우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 압력이 가장 강력하게 나타날 여름철인 3분기에 물가상승률이 3%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합니다. KDI를 비롯한 경제 연구 기관들은 이 같은 외부 충격이 한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 흐름을 완전히 멈추게 할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중동에서 멀리 떨어진 우리나라도 더 이상 글로벌 경제의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