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글로벌 생산의 중심으로
르노그룹이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파브리스 캄볼리브 르노그룹 CEO는 최근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 부산 공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의사를 밝혔는데요. 당장은 하이브리드차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장기적으로 부산 공장을 전기차 생산 기지로 키우겠다는 포석입니다.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관세 혜택과 높은 국산화율 구현이 가능한 생태계 때문이죠. 르노코리아는 이미 부산 공장의 현지 조달 비율을 60%까지 끌어올렸고, 어퍼 바디는 90% 국산화를 달성하는 등 뿌리 내리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국형 튜닝’으로 무장한 신차 필랑트
이 전략의 첫 결실이 바로 준대형 SUV ‘필랑트’입니다. 르노코리아의 니콜라 파리 사장은 이 차가 단순히 수입된 글로벌 모델이 아니라 “한국에 맞춰 개발된 차량”이라고 강조했어요. 그랑 콜레오스 출시 당시 고속 주행에서 느껴졌던 엔진 파워 부족이라는 고객 피드백을 철저히 반영했습니다. 한국과 프랑스 연구진이 협력해 엔진 토크와 가속 반응성을 개선하는 ‘한국형 튜닝’을 적용한 거죠. 또한 한국의 빈번한 교통 체증과 장시간 차량 체류를 고려해 실내를 편안한 라운지 공간처럼 설계했습니다. 필랑트는 한국 소비자의 목소리를 직접 디자인과 성능에 녹여낸, 현지화 전략의 정석 같은 모델입니다.
부산에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야망
이제 르노의 다음 목표는 ‘한국에서 개발하고 만든 차’를 세계 시장에 수출하는 것입니다. 필랑트는 올해 말부터 중남미와 중동 시장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나설 예정인데요. 캄볼리브 CEO는 기존 모델인 그랑 콜레오스가 해외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필랑트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부산 공장의 미래적 가치에 있습니다. 현재는 내수와 수출을 아우르는 생산 기지이지만,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 이 공장이 르노의 아시아 전기차 생산 허브로 도약할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대응에 집중하는 현재의 모습은, 보다 확실한 시장이 펼쳐졌을 때를 위한 발판을 다지는 과정으로 읽힙니다.